태영건설의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이 초읽기에 접어든 가운데 태영건설 관련주가 3일 무더기로 상한가를 기록했다. 태영건설 거래량이 삼성전자 거래량을 웃돌 정도로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린다. 다만, 워크아웃 기업의 주가는 향후 크게 하락하거나 상장폐지 되는 사례도 있어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경고가 나온다.
이날 오후 2시 기준 태영건설, 태영건설우, 티와이홀딩스우는 상한가에 거래되고 있다. 태영건설우, 티와이홀딩스우는 이틀 연속 상한가다. 태영건설의 지주사인 티와이홀딩스도 12.24% 급등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태영건설과 관련주가 단기간 급락하자 개인투자자들이 반발 매수에 나서고 있다고 분석했다. 5000~7000원 수준이던 태영건설의 주가는 지난달 13일 워크아웃 소식이 퍼지며 급락을 시작했고, 28일에는 2315원까지 내렸다. 이 기간 개인투자자는 태영건설과 티와이홀딩스 주식을 각각 60만주, 143만주 어치 순매수했다. 기관과 외국인은 일제히 순매도에 나섰다.
지난달 28일에는 태영건설 거래량이 3485만주를 기록하며 삼성전자 거래량(1779만주)을 크게 웃돌기도 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태영건설이 흑자경영을 이어온데다 금융당국이 지원책을 발표할 것이란 기대감에 저가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과거 사례를 살펴볼 때 태영건설 관련주의 반등이 지속되기는 어렵다는 점이다. 워크아웃을 겪은 기업 중 상당수가 과거 주가를 회복하지 못했거나 심지어는 상장폐지 됐던 사례가 있어서다.
현대상선(현 HMM)은 지난 2016년 해운업 침체로 워크아웃에 돌입했다. 워크아웃 직전 주가는 1만6000원선이었지만 그해 연말 6000원선까지 하락했다. 2009년에 워크아웃을 신청한 금호산업(현 금호건설)도 사정은 비슷했다. 20만원 수준이었던 주가는 2년여만에 1만원대까지 추락했다. 현재 주가는 5000원대다.
웅진그룹은 1년3개월이라는 비교적 짧은 기간에 워크아웃을 졸업했지만 10년째 워크아웃 전의 주가(7300원)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쌍용건설은 워크아웃 돌입 이듬해에 코스닥 시장에서 상장폐지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단기 시세차익을 노리고 워크아웃 기업에 섣불리 투자하는 전략은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워크아웃에 돌입하면 채권단은 재무 건전화를 위해 무상감자를 추진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대가 없이 자본금을 감소시키는 무상감자가 진행되면 투자자는 감자 비율만큼 손실을 떠안게 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워크아웃 기업은 무상감자와 상장폐지까지 고려해야 할만큼 고위험 투자"라며 "단기 급등을 노리고 진입했다간 훨씬 큰 투자손실을 떠안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전효성 기자 z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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