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습격' 피의자 평소 어땠길래…이웃들 "깜짝 놀랐다"

입력 2024-01-03 16:49   수정 2024-01-03 16:58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흉기로 공격한 부동산중개업자 김모씨(67)가 지난해부터 경제적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진다. 인근 주민들은 그가 생활고를 겪으면서 정치인에 원한을 가지고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나섰다. 평소 그는 말수가 적고 조용한 성격인 것으로 전해진다.

3일 오전 김씨가 운영하는 충남 아산시의 한 부동산 중개사무실은 최근까지 영업했던 흔적이 역력했다. 유리창 안으로 보이는 책상 위에는 각종 문서와 필기류, 신문 등이 놓여 있었다.

은행으로부터 내용 증명 등기우편이 전날부터 배달됐으나, 수취인 부재로 등기나 송달은 이뤄지지 못해 우편물 도착 안내문만 붙어 있었다. 월세 50만원에 임대차 계약을 맺고 영업을 해온 김씨는 지난 7개월간 월세를 밀려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건물주 A씨는 "김씨가 전 건물주에게 진 빚도 160만원 있고 밀린 월세까지 합하면 빚이 500만~600만원가량 됐다"며 "작년 연말에 연락이 와 사무실을 처분하겠다고 이야기해서 그러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룸 임차나 매매, 상가주택 건물 등을 취급했는데 지난해부터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어서 거래가 성사된 것은 많이 없어 보였다"고 덧붙였다.

주민들에 따르면 김씨는 조용하고 소심한 성격의 소유자다. 평상시 간단한 인사 외에는 말수도 적고, 술도 거의 마시지 않았다고 한다. 다만 평소 정치 관련 방송이나 유튜브 등을 보고, 가까운 지인들에게는 정치권 비판을 하는 등 정치에 유독 관심이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인근 주민들 사이에서는 김씨의 이번 범행이 경제적 어려움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된다. 평소 김씨와 왕래했다는 한 주민은 "보수 성향의 신문을 자주 봤지만, 특정 정당을 지지하거나 정치색을 드러내지는 않았다"며 "그냥 살기 버거우니까 정치인에 원한도 생기고 홧김에 그러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인근 한 상인은 "예전에는 부인으로 보이는 사람과 같이 일했는데 요즘엔 계속 혼자 나와 담배를 자주 피웠다"며 "조용히 일만 하는 사람이어서 소식 듣고 많이 놀랐다"고 전했다.

앞서 김씨는 지난 2일 오전 10시 29분께 부산 강서구 대항 전망대 시찰을 마치고 차량으로 걸어가던 이 대표의 왼쪽 목을 흉기로 찌른 혐의로 체포됐다. 경찰은 그가 이 대표의 방문지를 따라다닌 정황 등으로 미루어 이번 범행을 계획범죄로 보고 있다. 이에 경찰은 이날 오후 1시 30분께부터 1시간 30여분가량 김씨의 사무소와 자택 등을 압수수색을 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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