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가 지난해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메르세데스벤츠를 제치고 1위 업체로 등극했다. BMW가 수입차 왕좌 자리를 탈환한 건 2015년 이후 8년 만이다.
4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BMW는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7만7395대를 판매해 선두 자리를 탈환했다. 벤츠(7만6697대)가 2위로 그 뒤를 이었다.
신차 투입 여부가 순위를 갈랐던 것으로 보인다. BMW는 작년 10월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신형 5시리즈를 선보이는 등 한국 시장 공략에 대한 각별한 신경을 써왔다. 반면 벤츠는 지난해 별다른 신차를 국내 시장에 내놓지 않았다. 올 초 베스트셀링 모델인 E클래스 풀체인지(완전변경) 출시를 위해서다.
벤츠와 BMW의 순위 경쟁은 2010년께로 거슬러 올라간다. BMW는 5시리즈를 앞세워 2010년부터 2015년까지 선두를 지켰지만 E클래스를 앞세운 벤츠는 2016년부터 1위를 수성해왔다.
다만 2020년 들어 벤츠의 럭셔리카 이미지가 포르쉐 등에 가려지며 퇴색되기 시작했고, 다양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라인업을 갖춘 BMW의 약진이 두드러지며 양 사의 판매량 격차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2022년까지만 해도 4만 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던 E클래스 판매량은 지난해 절반 이상으로 줄어들었다.
선두 경쟁만큼이나 치열했던 수입차 3위 경쟁은 이번에도 아우디의 승리로 돌아간 것으로 보인다. 3위는 아우디로 지난해 1만7868대를 판매했다. 4위 볼보는 1만7018대로 집계됐다. 2021년 6위에서 순위가 두 계단이나 오른 것이다. 볼보는 수입차 업체 중 이례적으로 국내 업체인 티맵모빌리티와 손잡고 인포테인먼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다만 가격을 낮춘 중국산 모델Y를 앞세워 3위 경쟁을 펼쳤던 테슬라코리아의 판매량은 KAIDA 통계에 집계되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모델 Y가 수입차 월별 판매 1위에 올랐던 만큼 테슬라가 3위를 차지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3년간 한국 시장에서 부진했던 일본 업체의 약진도 돋보였다. 렉서스는 지난해 5위(1만3561대), 도요타는 9위(8495대)로 올라섰다. 이 외에도 포르쉐는 1만1355대(6위), 폭스바겐은 1만247대(7위), 미니는 9535대 판매했다.
지난해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은 벤츠 E클래스 250이었다. 총 1만2326대가 팔렸다. 그 뒤를 BMW 520(1만451대), 렉서스 ES300h(7839대) 순으로 집계됐다.
한편 지난해 수입차 시장은 고금리, 인플레이션 여파 등으로 판매량이 전년 대비 4.4% 줄어든 28만3435대로 집계됐다. 연료별 판매량 1위는 가솔린(11만9632대)이었고, 하이브리드(9만1680대), 전기차(2만6572대), 디젤(2만2354대), 플러그인하이브리드(1만796대) 등으로 나타났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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