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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S&P500 지수가 24% 상승하고 나스닥지수가 44% 치솟는 등 미국 증시가 활황세를 보였지만 개인투자자들의 수익률은 지수를 넘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반면 헤지펀드는 개인투자자와 반대 포지션을 취하며 상승 랠리로 인한 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지난해 고객들의 자산 흐름이 660억달러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 중 헤지펀드는 작년 미국 주식에 순 유입을 기록했다. 헤지펀드가 1년간 미국 주식을 순매수한 것은 2020년 이후 4년 만이다.
순매수를 유지한 덕에 헤지펀드의 수익률은 지수를 웃돌았다. 기술주 투자에 주력했던 소마 에쿼티 파트너스는 지난해 연수익률이 62%를 기록했다. 밀레니엄 매니지먼트는 연 10%의 수익률을 기록했고, 시타델도 15.3%를 달성했다. 미국 주식에 롱(매수) 포지션을 취하면서 나타난 결과다.
반면 개인투자자는 순매도를 기록했다. 개인투자자들은 2019년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주식을 매도하며 현금을 인출했다. 작년 3월 은행 위기가 불거졌을 때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을 대량 매도한 것으로 보인다. BoA에 따르면 작년 4월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계좌에서 약 100억달러가량의 주식이 매도된 뒤 연말까지 순매도가 계속 이어졌다.
업종 별로는 산업재에 대한 매도 규모가 가장 컸다. BoA에 따르면 지난해 산업재 종목에 대한 매도 주문량은 2008년 이후 최대치를 찍었다. 에너지 주, 필수재 및 유틸리티 종목이 산업주의 뒤를 이었다.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도 개인투자자처럼 순매도를 기록했다. 반면 기업들의 경우 헤지펀드처럼 미국 주식을 순매수한 투자자로 집계됐다. 자사주 매입을 확대하면서 나타난 결과다. 지난해 미국 증시에 상장된 기업의 자사주 매입액은 시가총액의 0.3%에 달했다. 전년도 0.2%에서 0.1%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블룸버그는 "개인투자자들이 지난해 미국 주식시장을 떠나가는 사이 헤지펀드가 빈틈을 노려 미국 주식을 쓸어 담았다"며 "증시가 활황세를 보여도 정작 이익은 헤지펀드가 가져가게 된 셈"이라고 전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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