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Fed) 관계자들은 지난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가 고점이라는 점엔 공감했지만 인하 시점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앞으로의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서 “비정상적으로 불확실성이 크다”고 말하면서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3일(현지시간) 공개된 12월 FOMC 회의록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은 향후 통화정책 전망에 대해 논의하면서 “기준금리가 이번 긴축 사이클의 고점이거나 고점 부근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Fed는 12월 FOMC 당시 점도표를 통해 2024년 말까지 기준 금리를 3차례에 걸쳐 총 0.75%포인트 내릴 수 있다고 시사했다. 하지만 이번에 공개된 회의록에선 금리 인하가 언제 이뤄질지 혹은 실제 금리 인하가 일어날지에 대해선 불확실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실제 정책 경로는 경제가 어떻게 진행되는지에 달려 있다고 언급했다. 제롬 파월 미국 Fed 의장이 12월 FOMC 직후 “금리 인하 논의가 있었다”고 말했던 것과 실제 회의 내용에 온도차가 있었다는 점을 보여준다.
회의록은 “(FOMC) 참가자들은 일반적으로 통화 정책 결정을 내릴 때 신중하고 데이터에 의존하는 접근 방식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며 “인플레이션이 FOMC의 목표(연 2%)를 향해 지속 가능하게 하락할 때까지 정책이 당분간 제한적인 입장을 유지하는 것이 적절할 것임을 재확인했다”고 명시했다.
회의록은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도 남겨놨다. 향후 경제 상황이 추가 금리 인상을 적절하게 만드는 방식으로 전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마스 바킨 미국 리치몬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노스캐롤라이나주 롤리에서 열린 한 행사장에서 “금리 인상은 여전히 테이블 위에 남아 있는 옵션”이라고 강조했다. 또 대부분의 Fed 관계자들이 올해 금리 인하를 예상하지만 인플레이션이 계속 하락하고 경제 전반의 성과에 대한 확신에 따라 “금리 변화의 속도와 시기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12월 FOMC 회의록이 금리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으면서 이날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한때 연 4%를 돌파했다. 지난 연말엔 연 3.8%까지 떨어졌었다. 국채 금리가 급등하자 미국 증시는 일제히 하락했다. 다우존스 지수는 0.76%, S&P500지수는 0.80% 내렸다. 나스닥은 지수는 1.18% 하락했다.
한편 이날 미 노동부가 공개한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 따르면 작년 11월 구인 건수는 879만건으로 전월 수정치 대비 6만건 감소했다. 이는 2021년 3월 이후 2년 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노동시장 둔화세를 보여준다는 해석이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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