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 뒤로 다가온 1월 임시국회 마감일(9일)까지 처리되지 못하면 큰 파장이 불가피한데도 키를 쥔 국회에서는 여야 논의가 중단됐다. 거대 노조 눈치만 살피던 더불어민주당의 행보가 특히 실망스럽다. 민주당은 ‘영세기업 생존을 볼모로 몽니 부린다’는 비판에 두어 달 전부터 ‘논의는 해볼 수 있다’며 슬그머니 입장을 바꿨다. 하지만 그 뒤로도 온갖 조건을 내걸며 발목잡기를 지속 중이다.
정부는 야당이 최종 제시한 세 가지 조건인 사과, 구체적 계획과 재정지원 방안, 재연장 포기 약속을 사실상 모두 이행한 상태다. 고용노동부 장관이 두세 차례 공식사과했고, 작업 환경 개선 지원 등에 1조5000억원 투입 계획을 내놨다. 중소기업들도 ‘2년 뒤 무조건 시행하겠다’는 약속 성명을 직접 발표했다. 그런데도 야당은 ‘미진하다’고 꼬투리 잡으며 기어코 데드라인을 넘길 태세다. 다음달부터 본격적인 총선 국면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달 9일을 넘기면 2월 또는 4월 임시국회에서의 뒤늦은 입법 가능성도 크게 낮아진다.
중소·영세기업 사업장 5곳 중 4곳(77.4%)은 준비 부족으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무방비 상태다. 사업주가 북 치고 장구 치고 다하는 상황에서 예기치 않은 사고로 형사처벌 받을 경우 사업장 폐쇄로 이어질 개연성이 높다.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의 혈관 테러에만 신경 쓸 것이 아니라 민생경제 혈관인 중소기업·자영업자들의 호소에 귀를 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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