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4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의) 금융투자세 폐지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재정 건전성을 유지하며 감세하려면 먼저 충분한 세수를 마련해야 하는데, 정부는 지난해 59조원의 세수 펑크를 내놓고도 대책 없는 감세를 시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 날 이개호 정책위원회 의장도 “금투세 도입이 글로벌 스탠더드인 상황에서 정부는 도리어 금투세가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이라고 한다”며 “대통령이 불합리한 과세 체계를 바로잡기는커녕 추세에 역주행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문재인 정부 시기 입법된 금투세는 주식·채권·펀드·파생상품 등 금융상품 거래 과정에서 발생한 이익에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는 제도다. 2023년 시행될 예정이었지만, 여야는 2022년 말 신사협정을 통해 시행을 2025년으로 연기하는 데 합의했다. 당시 민주당은 정부·여당으로부터 금투세 시행 전까지 현행 주식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을 완화하지 않고, 주식 거래세를 인하할 것을 약속받았다.
하지만 정부가 지난해 말 양도세 대주주 기준을 10억원에서 50억원으로 완화한 데 이어 금투세 도입을 포기하겠다는 입장까지 내놓으며 합의 내용을 뒤집었다. 정부의 시행령 개정으로 이뤄진 대주주 기준 완화와 달리 금투세를 폐지하기 위해서는 여야 합의가 필요하다. 금투세 입법을 주도한 민주당으로서는 반대 입장을 취할 수밖에 없다.
다만 총선을 앞두고 개인투자자들의 반감이 큰 금투세 시행 강행 입장을 고수하기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민주당 원내지도부 한 관계자는 “대통령이 금투세 폐지를 언급하는 것은 결국 정쟁을 일으켜 민주당에 대한 반감을 키우겠다는 계략”이라며 “민주당은 일단 폐지에 반대한다는 입장이지만, 본격적인 법 개정 논의가 시작되면 여론에 떠밀려 협상 테이블에 앉아야 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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