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투자 세액공제 10%P 파격 상향…카드 더 쓰면 10% 추가 공제

입력 2024-01-04 18:33   수정 2024-01-05 02:12


윤석열 정부 2기 경제팀이 올해 기업 투자 활성화 및 소상공인 부담 완화를 위해 대대적인 ‘감세’와 규제 완화 카드를 꺼냈다. 정부는 작년 하반기부터 반도체 수출이 개선되면서 거시 경제 지표가 좋아지고 있지만 내수와 설비투자는 여전히 침체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세제 인센티브 등을 앞세워 내수 소비와 기업 투자 확대를 유도해 국민들이 경기 회복의 온기를 체감하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설비·R&D 투자에 큰 폭 세제 혜택
4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24년 경제정책방향’에 따르면 기업의 시설 및 연구개발(R&D)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가 대폭 확대된다. 기재부는 우선 기업 투자 증가분에 10%포인트의 추가 세액공제를 해주는 임시투자세액공제를 올해까지 1년 더 연장하기로 했다. 재계 요청을 받아들여 지난해 말 일몰(종료)된 세액공제를 올해 말까지 늘리는 것이다.

조세특례제한법에 따르면 반도체, 전기차 등 국가전략기술에 투자할 경우 대·중견기업은 15%, 중소기업은 25%의 세액공제를 기본적으로 받는다. 임시투자세액공제가 연장되면 대·중견기업은 최대 25%, 중소기업은 최대 35%의 세액공제를 받는다.

국가전략기술과 신성장·원천기술을 제외한 일반 분야 R&D 투자도 올해 말까지 세액공제율이 10%포인트 한시 상향된다. 예컨대 대기업 A사가 일반 R&D에 매년 5000억원을 투자하다가 올해 400억원을 추가 투자(총 5400억원 투자)한다고 할 경우 세액공제 규모는 140억원으로, 기존 대비 32억원 늘어난다. 당장의 세수 감소는 불가피하지만 세제 혜택을 통해 기업 투자를 유도하면 경기가 살아나고 결과적으로 세수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게 기재부의 설명이다.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제인협회 등 주요 경제단체는 이날 감세를 통해 기업 투자를 촉진하는 내용을 담은 올해 경제정책방향에 대해 일제히 환영한다는 논평을 냈다.
내수 회복에 ‘올인’한 정부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기재부 업무보고와 함께 열린 민생경제 토론회에서 “올해 물가와 고용률이 더 나아질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중요한 것은 이런 결과를 국민들이 피부로 체감할 수 있게 민생을 알뜰하게 챙겨야 한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정부가 다양한 소비 활성화 대책을 내놓은 것도 이 때문이다.

정부는 우선 신용카드 소득공제를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올해 신용카드 사용액이 지난해의 105%를 초과하면 초과분의 10%에 대해 100만원 한도에서 추가로 소득공제를 해준다. 카드 사용액이 지난해 2000만원에서 올해 3100만원으로 늘어나면 105%(2100만원)를 초과하는 1000만원을 기준으로 10%(100만원)를 추가 공제해주는 방식이다. 노후차를 폐차하고 신차를 구입하는 경우 내야 하는 개별소비세도 70% 한시 인하한다. 전통시장 소득공제율은 올 상반기에 한해 현행 40%에서 80%로 상향한다.

기재부는 부가가치세 간이과세자 기준도 현행 연 8000만원에서 1억원 안팎으로 높이기로 했다. 기준이 상향되는 건 2021년 이후 3년 만이다. 간이과세는 영세사업자에게 세금계산서 발급 의무를 면제하고 간이영수증을 발행하도록 하는 제도다. 간이과세자로 지정되면 세금계산서 작성·제출, 신고·납부 등이 간편해진다.

정부는 경제 활성화 대책이 현장에서 조속히 추진될 수 있도록 국회와 협의해 관련법 개정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방침이다. 윤 대통령은 “검토만 하는 정부가 아니라 신속하게 문제를 해결하고 답을 내는 정부로 탈바꿈하겠다”고 말했다.

강경민/도병욱/허세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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