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기 습격을 당한 뒤 회복 중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해 "하늘이 쓰임새를 예비하고 있다"고 쓴 김의겸 민주당 의원의 글에 전여옥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은 "공천구걸가"라고 비꼬았다.
전 전 의원은 4일 자신의 블로그에 김 의원의 페이스북 글을 캡처해 공유하며 이 같은 반응을 남겼다.
앞서 김 의원은 전날 이재명 대표의 어릴 적 사진과 함께 '강철은 어떻게 단련되었는가'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천운이 목숨을 살렸다'는 의사 출신의 민주당 5호 영입 인재의 브리핑을 언급하며 "다시 한번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쇠는 두드릴수록 강해진다고 한다. 불구덩이에 달궈지고 망치로 두들겨 맞으며 물렁한 무쇠가 단단하고 질긴 강철이 된다"고 했다.
이어 "인간 이재명의 삶은 늘 고난의 골짜기와 시련의 벼랑길을 지나왔다"며 "그 고비고비를 넘으며 이재명은 강하고 날카롭게 벼려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천운은 하늘이 정한 운명"이라며 "하늘이 이재명의 쓰임새를 예비하고 있는 게 아니라면, 왜 이다지도 가혹하게 단련하겠느냐"고도 했다. 그러면서 "오늘 밤 그가 새근새근 고요히 잠들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의 글에는 "이 정도 견뎠으면 인간으로서는 최대치다. 이제는 반드시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 "저 어린 소년공이 이 나라의 꿈이고 희망이다", "감동과 사실을 전해주는 글이다", "검사들의 칼에 1년 8개월 동안 난도질당하면서도 견뎌냈다. 이번에도 후유증 없는 쾌차를 바란다"는 등의 댓글이 달렸다.
민주당 5차 인재로 영입된 흉부외과 전문의 강청희 전 대한의사협회 상근부회장은 지난 3일 이 대표 상태에 대한 브리핑을 열고 "초기 매우 위중한 상태에 놓였었고, 천운이 목숨을 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고 했었다.
이재명 대표는 피습 이틀째인 3일 중환자실에서 일반 병실로 이동한 뒤, 사흘째인 4일부터 미음 식사를 하며 순조롭게 회복하고 있다.
한편, 의료계는 이 대표의 서울대병원 전원 과정을 두고 설전을 벌이고 있다. 이 대표의 수술을 집도한 서울대병원 측은 부산대병원 측의 요청으로 이 대표의 수술을 맡게 됐다고 했으나, 부산대병원 측은 '이 대표의 전원을 반대했으나, 가족의 요청을 존중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 대표를 진료한 부산대병원 외상외과 김재훈 교수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를 찾은 외상환자가 다른 병원으로 이송 간 사례는 처음 있는 일"이라며 "수술을 집도할 의사가 다른 수술 중이거나 당직 의료진이 없을 경우가 아니라면 병원 측에서 먼저 전원 요청을 하는 일은 없다"고 강조했다.
부산시의사회는 4일 "지역의료계를 무시하고 의료전달체계를 짓밟아 버린 더불어민주당을 규탄한다"는 성명까지 냈다. 의사회는 "환자의 상태가 아주 위중했다면 당연히 지역 상급종합병원인 부산대병원에서 수술받아야 했고, 그렇지 않았다면 헬기가 아닌 일반 운송편으로 연고지 종합병원으로 전원해야 했다"면서 "이것이 국가 외상 응급의료 체계이며, 전 국민이 준수해야 할 의료전달체계"라고 비판했다.
또 "정청래 최고위원은 '잘하는 병원에서 해야 할 것 같다'고 하며 의료기관을 서열화하고 지방과 수도권을 갈라치기 했다"면서 "이러고도 민주당이 지방 의료 붕괴와 필수 의료 부족을 논할 자격이 있는가"라고 꼬집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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