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총명했던 건륭제는 왜 말년에 망했나

입력 2024-01-05 18:40   수정 2024-01-06 01:18

중국 청나라의 6대 황제 건륭은 역사상 실질 통치 기간이 가장 길었던 왕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1735년부터 1795년까지 60년간 재위했고 3년4개월간 자리를 물려준 뒤 살아있는 황제의 부친으로서 사실상 최고 권력을 행사했다.

그는 긴 통치 기간만큼이나 청나라의 흥망성쇠를 모두 경험했다. 89세까지 장수하며 태평성대를 이룬 성공한 황제였지만, 말년에는 탐욕을 부리며 부패를 만들어내 청나라를 쇠락의 길로 몰았다. 결국 청나라를 백련교의 난과 아편전쟁의 소용돌이로 밀어 넣는 결과를 초래했다.

중국의 역사학자인 장훙제는 <건륭>을 통해 건륭제의 소년 시절부터 사망할 때까지 이야기를 다양한 사료를 통해 전한다. 건륭제가 나라를 다스린 50여 년 동안 중국의 인구가 두 배 이상 늘어났다. 역사학자들의 분석에 따르면 건륭 6년에 실시한 인구조사에서 중국의 인구는 이미 1억4000만 명에 달했다. 이 시기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세계의 3분의 1을 차지했고, 청나라 영토는 최대 크기였다.

그는 절제되고 규칙적인 습관을 지키며 평생 술은 거의 입에 대지 않았지만, 극도로 사치스러워서 여섯 차례나 남쪽 지방을 순행하며 엄청난 경비를 지출했다. 젊어서는 총명하고 겸손하며 신중한 성격으로 청나라를 태평성대에 올려놨지만, 말년에는 고집불통에 기고만장해서 누구의 의견도 듣지 않았다.

건륭제의 잘못 중 하나는 청나라 왕조에 불리한 내용을 담은 책을 모두 불사르는 문화적 퇴행을 가져온 것이다. 또한 체제를 비판하는 글을 쓴 사람을 대대적으로 처벌하는 ‘문자옥’을 가장 많이 행한 황제였다.

그는 말년에 시대의 흐름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청나라를 쇠락의 길로 몰았다. 그는 “청나라는 위대하며 부족한 것이 없다”며 오히려 문을 닫고 나라를 봉쇄했다. 중국 내적으로는 위대한 황제였지만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한 치명적 실수를 저질렀다. 건륭제의 통치 기간을 살펴보는 것은 근현대 중국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최종석 기자 ellisica@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