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관련 부처 등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부가세 간이과세 기준을 1억원 선까지 높이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부가세를 내는 개인사업자는 매출과 업종에 따라 일반과세자와 간이과세자로 나뉜다. 연매출 8000만원 이하인 간이과세자의 경우 세율(매출 대비 1.5~4.0%)이 일반과세자(10%)보다 낮게 적용되고, 세금계산서 발급 의무도 없다.
정부는 지난 4일 발표한 ‘2024년 경제정책 방향’에서도 최근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해 올해 1분기에 부가세 간이과세자 기준을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부가세 간이과세자 기준이 바뀌는 건 2021년 이후 3년 만이다. 당시 정부는 소상공인의 세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간이과세자 기준을 4800만원에서 800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번 개편도 높아진 물가와 금리 등을 고려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소비자물가 지수는 111.59로 2020년(100.0) 이후 3년 새 11.6% 상승했다. 간이과세 기준 8000만원에 물가 상승률을 반영하면 8928만원에 불과하지만, 고물가·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내수 침체와 소상공인의 경영상 어려움을 고려해 완화 폭이 커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정부는 이번 간이과세 기준 상향을 오는 7월께로 예정된 세법 개정에 앞서 먼저 확정짓겠다는 계획이다. 시행령을 개정하고 올 하반기부터 상향된 기준을 적용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기존 간이과세자 기준인 8000만원의 130%인 1억400만원까지는 정부가 시행령을 통해 조정할 수 있다.
세수 여건은 기준 상향폭 결정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 정부는 올해 부가세 세수를 81조4000억원으로 예상하고 예산안을 짰는데, 간이과세 기준이 완화되면 이보다 덜 걷힐 수 있어서다. 기재부는 이날 “구체적인 상향 기준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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