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8일 22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지금의 국민의힘이 민주적 정당인지 묻는다. 제 답은 '그렇지 않다'이다"라며 "그래서 국민께 표를 달라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고, 이제 제가 가진 마지막 카드를 던진다"며 "우리 당이 바로 서기를 간절히 기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자회견문에서 "저는 체포동의안 포기 선언에 동참할 수 없다. 그것은 법률가로서 원칙과 보수주의 정신에 어긋나기 때문"이라며 "공천권 때문에 헌법상 제도를 조롱거리로 만드는 데 동참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앞서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당 공천 기준으로 '불체포특권 포기'를 내건 데 대해 반대 입장을 밝힌 셈이다.
김 의원은 회견이 끝난 뒤 브리핑에서 "심하게 이야기하면 이재명 대표를 잡겠다고 헌법 제도를 우습게 여기는 건 반대한다"며 "체포동의안 제도는 17세기 초에 의회가 절대왕정을 상대로 거둔 첫 번째로 승리한 기념비적인 일인데, 그 제도를 고작 이재명 잡겠다고 보수주의 정당에서 우습게 여기는 건 말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지난해 7월 수해 실종자를 수색하다 사망한 '해병대 채상병' 사건을 언급하며 "사망사고 이후 수사 단장에게 가해졌던 그 행태부터 '제가 과연 정치할 수 있나' 생각했다"며 "전체적 질서를 위해 기인이 희생될 수 있다는 게 우경화의 주요 특징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탈당'이 아닌 불출마 결정을 한 이유에 대해 "정치적 고향도 함부로 버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현역 국회의원이 불출마하면서까지 하고 싶은 말들을 우리 당원들이 깊이 들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준석 전 대표가 이끄는 신당에 참여할 가능성은 일축했다. 김 의원은 "정치적 고향을 바꾸는 일은 없다"며 "(이 전 대표를) 응원하고 있다"고 했다.
김 의원은 한동훈 비대위에 대해서는 "한 위원장이 가진 정치 자산이 공정이었는데, '김건희 특검' 때문에 운신 폭이 좁다"면서 "한 위원장에게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을 줘야 한다"고 했다. 이어 "비대위원장으로 올렸으면 대통령을 밟고 나갈 수 있을 정도의 권한과 힘을 부여하는 게 맞는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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