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1월 08일 16:59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신용등급 AA급 회사채를 중심으로 조(兆) 단위 수요가 확인되는 등 회사채 시장에 연일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 기관들이 지갑을 푸는 ‘연초 효과’에 금리 인하 기대감이 더해지면서 '큰손'들이 회사채 시장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태영건설 워크아웃 파장에 따른 채권시장 불안감 확산으로 민간채권평가사(민평) 평가금리 대비 훌쩍 낮은 수준에서 매수 주문을 던지는 것은 피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CC는 이날 3000억원어치 회사채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2년물 500억원에 2300억원, 3년물 2000억원에 9750억원, 5년물 500억원에 1000억원 등 총 1조3050억원의 매수 수요가 접수됐다.
확보한 자금은 만기가 돌아오는 기업어음(CP) 차환에 투입된다. KCC는 다음달 4000억원어치 CP 만기가 도래한다. 단기 자금을 장기 차입으로 차환하는 셈이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KCC의 신용등급을 ‘AA-’로 매겼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비우호적인 실리콘 수급상황에 따라 수익성이 일부 저하됐다”며 “다만 다각화된 사업구조와 우수한 재무적 융통성을 감안하면 당분간 현 수준의 재무안정성이 유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사채 시장에는 연초 훈풍이 불고 있다. 올해 들어 회사채 수요예측을 진행한 5곳 가운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LG유플러스, 한화솔루션, KCC가 조 단위 ‘뭉칫돈’을 확보했다. AA급 우량채에 대한 기관들의 선호도가 높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흥행에 성공하면서 증액 발행도 속속 이뤄지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00억원에서 4000억원으로, 미래에셋자산운용은 1000억원에서 1400억원으로 발행 규모를 늘렸다.
다만 금리 수준은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민평금리보다 높은 금리에 발행하는 ‘오버 발행’으로 결정됐다. 회사채 시장 전문가들은 “지난해 연말부터 자금시장에서 회사채 금리가 선제적으로 떨어진 여파로 지난해와 같은 역대급 ‘연초 효과’는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처음으로 시장에 나오는 신용등급 A급 기업들의 성적표를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화에너지(A+)와 SK인천석유화학(A+)은 오는 10일과 12일 각각 회사채 수요예측을 진행할 예정이다. 태영건설 워크아웃 우려로 A급 이하 비우량 기업의 투심을 확인하는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최성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태영건설 이슈 경계감에도 연초 발행시장에서는 높은 투자 수요가 확인됐다”며 “모집예정금액을 상회하는 자금 모집 이뤄지겠지만 기업 간 선호도는 차별화될 것”이라고 전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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