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브랜드 버거 브랜드(신세계푸드)를 운영하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경쟁 브랜드인 KFC 제품을 추천하는 게시물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려 화제를 모으고 있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지난 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KFC 치킨 박스를 찍어 올리며 "얘들아, 형 저녁으로 KFC 먹는다. 형 후배가 여기 사장인데 이 친구 온 뒤로 많이 바뀌었어. 너희들도 한번 먹어봐"라고 썼다.
정 부회장이 말한 후배는 신호상 KFC코리아 대표다. 신 대표는 과거 신세계그룹 편의점 계열사인 이마트24에서 정 부회장과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 대표는 과거 버거킹코리아에서 최고마케팅책임자(CMO)로 근무한 마케팅 전문가로, 지난해 5월 공격적인 국내 가맹 사업을 시작한 KFC코리아를 이끌고 있다.
'재계 셀럽' 정 부회장의 홍보 효과는 상당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신 대표는 정 부회장이 게시물을 올린 다음 날인 지난 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우와 진짜 이런 일이. 어제 용진이 형님이 KFC 포스팅을 해주시고 딜리버리 매출이 어마어마하게 늘었다"며 "진짜 감사합니다. 형님"이라고 화답했다.
정 부회장의 이런 '경쟁사 홍보'는 이번뿐만이 아니다. 각별한 '농심 사랑'을 드러내 왔던 정 부회장은 지난해 6월 "고기 한 점 올리고 먹으면 예술"이라며 농심의 한정판 제품 '하얀짜파게티' 사진을 올렸다. 과거 2011년엔 당시 신제품이었던 '신라면 블랙' 시식기를 올리면서 "사골국물 맛이 나서 국물맛이 좋다"고 평한 뒤 "결국 밥 한 공기 투입"이라면서 싹싹 비운 라면 그릇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농심 제품만 정 부회장의 선택을 받은 것도 아니다. 그는 지난해 9월 하림이 만든 '더미식 유니자장면' 제품 사진을 올리며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그냥 한번 먹어봐라. 예술이다"라며 "냉장도 냉동도 아닌 상온이다"라고 썼다. 같은 해 6월에는 풀무원의 '식물성 지구식당 두유면' 사진에 "밀가루 국수 아니다 살 덜 찐다 심지어는 맛있다"고 호평했다. 비슷한 시기 KFC 사진을 올리면서 "왜 이 맛을 잊고 있었지"라고 쓰기도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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