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가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와 27년 동안 이어온 인연을 마무리했다고 직접 밝혔다.
우즈는 9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나이키에 감사의 뜻을 표함과 동시에 후원 계약이 종료됐음을 알렸다. 우즈는 "27년 전, 세계에서 가장 상징적인 브랜드 중 하나인 나이키와 파트너십을 맺게 된 것은 행운이었다"며 "이후의 날들은 수많은 놀라운 순간과 추억으로 가득했다"고 전했다.
나이키 역시 성명을 통해 "우즈가 모든 스포츠의 장벽을 무너뜨렸다"며 "우리는 그가 기록을 세우고 기존 사고방식에 도전하며 전 세계 여러 세대의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는 걸 지켜봤다. 그 일부가 되어 감사하다"고 밝혔다.
우즈는 프로 선수로 데뷔했던 1995년 나이키와 5년 동안 4000만 달러(한화 약 530억원)에 스폰서 계약을 맺으면서 관심을 받았다. 2000년엔 1억 달러(약 1300억원)이 넘는 계약을 체결하는 등 당시 운동선수로 독보적인 규모의 후원 계약을 맺었다는 평이 나왔다.
우즈의 전성기뿐 아니라 위기의 순간도 함께했다. 2009년 불륜 스캔들로 많은 기업이 우즈와 광고 계약을 철회했지만, 나이키는 관계를 이어갔다. 부상까지 겹치면서 제대로 경기를 출전할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나이키는 우즈를 지지했다. 2013년에는 우즈에게 프로 스포츠 역사에 남을 장기계약도 안겨줬다. 외신들은 당시 맺은 계약이 10년 총액 2억달러(약 2600억원) 규모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AFP 등에 따르면 우즈가 지난 27년간 나이키와의 계약으로 받은 금액은 5억달러(약 6600억원)에 달한다.
우즈가 나이키 골프의 얼굴이 됐고, 그의 브랜드 'TW'가 나왔지만, 나이키는 골프 사업에서 재미를 보지 못했다. 결국 2016년 골프 장비 사업에서 철수했고, 사실상 골프 의류 부문만을 남겨 놓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난해 연말 외신을 중심으로 "12월 16일 열린 이벤트 대회 PNC 챔피언십이 우즈가 나이키 모자를 쓰고 뛰는 마지막 대회가 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우즈에 앞서 전 세계랭킹 1위였던 호주 출신 제이슨 데이도 나이키와 연장 계약을 하지 않았다.
다만 현재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와 3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여전히 나이키 의류를 입고 있다.
한편 우즈의 에이전트인 마크 스타인버그는 "우즈가 새로운 계약을 준비 중"이라며 "흥미로운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우즈가 나이키와 계약을 종결하면서 다른 어떤 기업이 우즈와 계약을 맺게 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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