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택트렌즈를 오래 끼면 당뇨, 고혈압, 신장암 등이 유발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고려대 보건환경융합과학부 최윤형 교수와 고려대 안암병원 안과 김동현 교수 연구팀은 미국 20~30대 청년 인구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콘택트렌즈 사용에 따른 과불화화합물 노출의 유해성을 처음 규명했다고 9일 발표했다.
과불화화합물은 아웃도어 의류와 식품 포장재, 종이 빨대, 종이컵, 프라이팬, 화장품 등에 사용되는 방수코팅제 물질군이다. 화학적으로 잘 분해되지 않고 환경과 생체 내 오래 잔류해 '사라지지 않는 화학물질'로 불린다.
과불화화합물에 지속 노출되면 갑상선 질환, 고콜레스테롤 혈증, 고혈압, 신장암, 정소암, 당뇨 등 다양한 질병이 유발된다고 알려져 있다.
연구팀이 1999년~2008년 미국 국민건강영양조사(NHANES) 자료를 분석한 결과 콘택트렌즈 사용자는 비사용자에 비해 혈중 과불화화합물의 총 바디버든(일정 기간 체내에 쌓인 유해물질 총량)이 1.2배 유의미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개별 과불화화합물 혈중 농도를 보면 PFOA(퍼플루오로옥타노익 애시드)가 0.41 ng/ml, PFHxS(퍼플루오로헥산 설포네이트) 0.28 ng/ml, PFOS(퍼플루오로옥탄 설포네이트) 1.75 ng/ml 로 유의미하게 높게 검출됐다. 각종 암과 중병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PFOA는 세계 최대 화학기업 D사 등이 생산하는 광범위한 화학 제품에서 검출돼 논란이 됐었다.
고려대 안암병원 안과 김동현 교수는 "소프트 콘택트렌즈 착용에 따라 과불화화합물이 전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가능성을 규명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며 "10~20대 청소년들이 소프트 콘택트렌즈를 많이 착용하는데 이런 건강 위해 가능성을 알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윤형 교수는 "콘택트렌즈는 다양한 제품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과불화화합물 위험성을 인지하더라도 안전한 제품을 선택할 기회가 없다"며 "국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유해물질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과 환경부 지원을 받아 수행된 이번 연구 결과는 학술지 '케모스피어'에 실렸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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