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민간 달 착륙선에 도전하며 발사된 우주기업 아스트로보틱의 '페레그린'이 발사 7시간 만에 치명적인 연료 누출 문제로 실패할 위기에 놓였다.
8일(현지시간) 민간 달 착륙선 페레그린을 개발한 우주기업 아스트로보틱은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를 통해 "추진체 계통의 문제로 연료에 심각한 손실이 발생했다"며 "현 상태에서 가능한 임무가 무엇인지 대안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페레그린은 다음 달 23일 달 앞면에 있는 폭풍의 바다 동북쪽의 용암지대 시누스 비스코시타티스에 착륙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발사 후 확인된 기술 문제 때문에 달 착륙 계획의 실행이 불투명하게 됐다.
앞서 페레그린은 이날 오전 2시18분(한국시각 8일 오후 4시18분) 미국 플로리다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기지에서 유나이티드 론치 얼라이언스(ULA)의 로켓 벌컨 센타우어에 실려 발사됐다. 하지만 발사후 약 7시간 만에 페레그린의 태양광 패널이 태양을 향해 제대로 고정되지 않는 현상이 발견됐다. 발사 과정에서 생긴 문제로 추정된다.
이후 아스트로보틱의 담당 기술팀은 태양광 패널을 제대로 작동시키는 데는 성공했지만 연료 손실이라는 또 다른 문제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높이 1.9m의 페레그린에는 달의 표면 구성과 방사능을 조사할 과학기구와 미국 카네기 멜런 대학이 개발한 신발 상자 크기의 소형 탐사 로봇 등 다양한 화물이 탑재됐다.
페레그린이 착륙에 성공하면 세계 최초의 민간 달 탐사선으로 기록될 예정이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아스트로보틱이 페레그린 착륙선으로 달에 나사 장비 등을 내려놓는 대가로 1억800만 달러(한화 약 1400억원)를 지불했다. 미국이 달 표면을 탐사하는 것은 1972년 12월 마지막 유인 달 탐사선이었던 아폴로 17호 이후 51년여 만이다.
한편 NASA가 진행하는 '상업용 달 착륙선 서비스(CLPS)' 프로젝트에는 한국도 참여한다. 한국천문연구원이 개발한 '달 표면 자기장 측정기(LSMAG)', '달 표면 방사선 측정기(LVRAD)’, '달 우주 환경 모니터(LUSEM)' 등의 장비가 사용된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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