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원으로 '미키마우스 귀' 만들어요"…반려동물 수술 '논란'

입력 2024-01-09 15:54   수정 2024-01-09 16:19


중국에서 반려동물의 귀를 디즈니의 대표 캐릭터인 '미키마우스'의 귀처럼 만드는 수술이 인기를 끌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8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더 선은 중국에서 일명 '미키마우스 귀 만들기 수술'이 유행하면서 일부 사람들이 개와 고양이에게 고통스러운 수술을 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내 주요 병원의 수의사와 동물 전문가들도 이 같은 미용 시술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더선은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의 한 반려동물 진료소는 33위안(약 5만5000원)에 해당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일부 매장은 주인이 직접 미키마우스의 둥근 귀를 만들 수 있는 도구 등을 판매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 다른 진료소는 "미키마우스 귀를 판매합니다"라는 홍보 문구의 광고를 내걸기도 했다.



수의사들에 따르면 이 수술은 마취 후 반려동물의 귀를 변형시킨 뒤, 귀가 똑바로 서도록 모양을 잡는다. 이 과정을 통해 반려동물의 귀가 영구적으로 동그랗게 모양을 잡는데, 최대 2개월이 소요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이런 수술 과정이 반려동물에게 극도로 고통스러울 수 있으며, 심각한 심리적 트라우마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리우 베이징 리빙케어 국제반려동물의료센터원장은 외신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1선 도시의 반려동물 병원에서는 이런 수술이 거의 시행되지 않으나 사육장 또는 사육 전문 시설에서는 흔히 시행되고 있다"며 "현재 중국에서 이에 대한 법적 제한이 없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어 "수의사로서 동물 복지의 원칙을 고수하며 이런 수술을 옹호하지 않는다"며 "수술은 반려동물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미친다"고 덧붙였다.

선전의 수의사 첸 용도 "해당 수술은 반려동물의 자해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귀의 자연적인 구조가 영구 손상되면 심인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과도한 통증으로 인해 귀를 반복적으로 긁게 한다"고 우려했다.

현지 누리꾼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해당 수술을 조장하는 업체에 대한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귀의 모양을 인위적으로 바꾸는 것은 엄연한 동물 학대", "반려동물을 진심으로 사랑한다면 절대 할 수 없는 끔찍한 행위" 등의 반응을 보였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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