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1월 09일 17:26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미래에셋증권이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완판’에 성공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과 태영건설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 등 증권업을 둘러싼 악재 속에서 투자수요 확보에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이날 3000억원 규모 회사채 수요예측을 열었다. 2년물 500억원에 1600억원, 3년물 2200억원에 3400억원, 5년물 300억원에 1000억원 등 총 6000억원의 매수 주문이 들어왔다. 발행사와 주관사단은 최대 5000억원까지 증액 여부를 논의할 방침이다. 발행일은 다음 달 17일이다. KB증권, NH투자증권, SK증권, 신한투자증권이 주관사를 맡았다.
올해 첫 증권채 발행이라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이 주목됐다. 증권채 발행은 지난해 10월 한국투자증권 이후 처음이다. 당시 한국투자증권은 2년물 700억원과 3년물 1100억원을 조달했다.
당초 증권사를 둘러싼 각종 악재가 터진 게 불안 요인으로 꼽혔다. 태영건설 워크아웃 사태로 부동산 PF 부실에 노출된 증권사들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홍콩H지수 연계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 여부를 두고 증권사에 대한 금융당국의 조사가 진행 중인 것도 악재로 평가됐다.
증권사 실적 악화 우려도 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키움증권, 삼성증권 등 주요 증권사 7곳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 합산은 총 741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3분기(1조1812억원)보다는 37.2% 줄어든 규모다. 하지만 기관투자가가 지갑을 푸는 ‘연초 효과’ 등으로 올해 첫 증권채 '완판'에 성공한 것으로 풀이된다.
변동성이 큰 시장 상황 속에서 목표 물량을 채웠지만, 금리는 다소 높게 책정됐다. 미래에셋증권의 개별 민평금리(민간채권평가사들이 매긴 금리의 평균)보다 2년물 15bp포인트, 3년물은 29bp포인트, 5년물은 18bp포인트 높은 수준에서 목표 물량을 확보했다.
미래에셋증권을 시작으로 증권채 발행이 줄줄이 나온다. 삼성증권도 오는 25일 회사채 발행을 추진한다. 2년물과 3년물로 구성한다. 최대 5000억원까지 발행 규모를 늘릴 수 있다. KB증권도 이달 중 회사채 발행에 나선다. 최대 8000억원가량을 회사채 시장에서 조달할 방침이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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