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중국 금융당국이 뮤추얼 펀드사들에 대해 주식 순매도를 허용했다고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작년 말 중국 금융당국은 구두 개입을 통해 금융사에 자국 주식 매수를 촉구하면서 하루 기준 매도량이 매수량을 넘지 못하도록 했다. 이 조치는 주식 거래 인지세 인하, 자사주 매입 지원 등과 함께 부진한 중국 증시를 되살리기 위한 지원책의 일환이었다.
중국 금융당국이 펀드사들에 주식 순매도를 다시 허용한 것은 펀드 환매 압력이 커진 탓이라는 해석이다. 중국 뮤추얼 펀드에 들어간 자금은 10년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해 최소 12개 이상의 뮤추얼 펀드 상품이 목표 가입 금액을 채우지 못했다. 펀드 환매 요구도 이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규제 당국의 비공식적인 구두 조언이 사라졌다”며 “이제 주식을 매도할 수 있게 됐다”고 로이터에 전했다.
중국 증시는 지난해 경기 부진과 부동산 위기, 지정학적 긴장 고조 등에 따라 약세를 면치 못했다. 중국 우량주로 구성된 CSI300 지수는 지난해 11% 하락했다. 홍콩항셍지수와 홍콩H지수는 지난해 각각 13.8%, 14.0% 떨어졌다. 상하이종합지수가 올 들어 3.0% 하락하는 등 증시 약세는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이에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최근 자국 뮤추얼 펀드사에 주식 기반 펀드를 우선적으로 출시할 것을 비공식적으로 요청하는 등 증시 부양 조치를 이어가고 있다.
베이징=이지훈 특파원 liz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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