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돈 번다"…연초부터 1400억원 뭉칫돈 몰린 곳

입력 2024-01-10 10:19   수정 2024-01-10 10:20


연초부터 반도체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자들의 자금이 몰리고 있다. 지난해 4분기부터 D램 가격이 저점을 찍고 반등하고 있는 데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등이 더해지면서 관심이 더 커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10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한달간 국내 상장 반도체 섹터 ETF에는 자금 유입이 이어졌다. TIGER Fn반도체TOP10, KODEX 반도체 등 반도체 ETF 상위 10개에 최근 한 달간 1406억원 순자산이 증가했다. 이 기간 레버리지·인버스 관련 ETF를 제외하면 섹터 중 가장 큰 규모다.

이중 가장 규모가 큰 TIGER Fn반도체TOP10에 이 기간에만 1981억원의 자금이 유입돼 7155억원 순자산을 나타냈다. KODEX 반도체가 51억원, SOL 반도체소부장Fn이 200억원가량 순자산 증가를 보였다.

지난달 미국 중앙은행(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마무리 기조에 따라 주식시장 랠리가 펼쳐진 가운데 대형 반도체 주들이 반등의 중심에 있었다. 이 때문에 국내 주요 반도체 ETF 역시 일제히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 기간 TIGER 반도체 5.2%, KODEX 반도체가 4.5% 각각 올랐다. SOL반도체소부장Fn, KBSTAR비메모리반도체액티브도 3.0%, 4.2% 각각 상승했다.

반도체 ETF에 대한 관심은 최근 메모리 반도체 수요 증가에 따라 가격이 오르고 있는 영향이다. 최근 발표된 12월 수출입통계에 따르면 12월 반도체 수출액은 110억3000만달러(약 14조5300억원)로 전년동월대비 21.8% 증가했다.

지난해 9월 저점을 찍었던 D램 가격도 반등세가 뚜렷하다. 반도체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D램 범용제품(PC향 8Gb)의 평균 고정거래가격(기업 간 거래 가격)은 전월 대비 6.45% 상승한 1.65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증가율(3.33%)의 두 배 수준이다.

시장은 인공지능(AI) 반도체 개발에 필수적인 고대역폭메모리반도체(HBM) 고성장에도 주목하고 있다. KB증권에 따르면 AI 서버용 메모리 비중은 현재 17%에서 5년 후 38%로 2배 이상 확대되고, 2027년까지 HBM 시장이 연평균 82%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HBM 확대는 올해 국내 반도체 기업 실적 개선의 직접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와 같은 업황 반등 구간에선 메모리, 비메모리를 골고루 담은 ETF가 개별 종목 대비 수익률이 더 높다는 설명이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메모리산업은 사이클이 크고 대규모 사이클을 지나면 더 큰 이익을 누리게 된다"며 "감산 등 공급조절과 AI 효과를 감안하면 아직 상승 여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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