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지키미' 이닉스, 코스닥 도전…미국 투자 '올인'

입력 2024-01-10 13:19   수정 2024-01-10 13:20


"코스닥 시장 상장을 계기로 미국 등에 새로운 생산기지를 마련, 해외 전기차 고객사도 확보할 계획입니다."

강동호 이닉스 대표(사진)은 10일 서울 여의도에서 진행된 코스닥 상장을 위한 기업설명회에서 이 같은 포부를 밝혔다.

이닉스의 주력 제품은 배터리셀 패드와 내화격벽이다. 모두 배터리 안전성을 강화하는 데 활용되는 2차전지 핵심 부품이다. 배터리셀 패드는 외부 충격이나 배터리셀 간 마찰로 인한 배터리 화재 위험을 방지하며, 내화격벽은 배터리에 불이 났을 때 불길 확산을 약 15분 지연시켜 탑승자의 탈출 시간을 벌어주는 역할을 한다.

배터리셀 패드, 내화격벽 모두 이닉스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고안한 부품이다. 회사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내화격벽 양산에 성공했다. 내화격벽 쪽에서 경쟁사는 없다. 기아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V9를 시작으로 국내외 전기차에 내화격벽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이닉스는 고객사와 오랜 호흡을 맞춰왔던 만큼 고객사 제조 공정에 최적화된 제품 개발 역량을 갖췄다. 이렇게 시장 진입장벽을 높였다. 선제적인 투자를 통해 자체 품질관리·제품시험 설비도 구축했다. 강 대표는 "고객사로선 공정 수율이 올라가 이득"이라며 "수주 경쟁에서 우위에 있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2028년까지 수주잔고는 3444억원이다. 이변이 없다면 100% 실적에 반영될 예정이다. 또 보수적인 추정치란 점에서 회사 측은 추가 영업활동을 통해 향후 잔고가 더 늘어날 여지는 충분하다고 자신했다.


고객사로는 현대모비스, H그린파워, SK온의 계열사 SK배터리아메리카(SKBA)를 뒀다. 이들을 통해 전방 차량 제조사인 현대차·기아, 포드, 폭스바겐, 폴스타 등 자동차 업체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미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응해 현지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인 가운데 이곳에서 추가 고객사 확보 기회를 엿보고 있다. 강 대표는 가능성이 높은 곳으론 일본 도요타, 독일 BMW를 언급했다.

이닉스는 미국 앨라배마주 오번시에 법인을 설립하고 신공장을 짓고 있다. IRA 시행으로 미국 전기차 시장이 급속도로 불어날 것이란 전망에서다.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는 이유도 미국 투자금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공모자금은 대부분 미국 진출과 생산능력 확대에 투입될 예정이다. 미국 공장은 올 10월 완공되며, 제품 생산은 올해 말부터 이뤄질 예정이다. 강 대표는 "유럽 시장 진출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닉스는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해 추가 파이프라인도 부단히 개발하고 있다. 올 하반기 업그레이드 버전의 2세대 배터리셀 패드를 출시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고객사의 보안상 구체적인 개발 계획을 밝히긴 어렵지만, 배터리 안전을 보완하는 과정에서 고객사와 협업해 추가 제품을 개발하는 식으로 신제품을 발굴·개발하고 있다

이닉스는 총 300만주를 공모하며 전량 신주 모집한다. 공모 희망 가격은 9200~1만1000원으로, 공모 예정 금액은 276억~330억원,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844억~1009억원으로 추정됐다. 회사는 오는 11~17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거쳐 공모가를 확정한 뒤 이달 23~24일 양일간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 청약을 진행한다. 내달 1일 코스닥 시장 상장이 목표다. 삼성증권이 대표 주관을 맡았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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