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년 만에 붙잡힌 '전설의 래퍼' 살해범…보석금만 10억

입력 2024-01-10 12:50   수정 2024-01-10 13:09


미국 힙합계의 전설이자 괴한이 쏜 총에 맞고 25세 짧은 생을 마친 래퍼 투팍 샤커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용의자에 대해 보석금이 10억원으로 책정됐다.

9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은 미국 네바다주 클라크 카운티 법원 칼리 키어니 판사가 전 갱단 두목 듀언 키스 '케프 D' 데이비스(60)에 대해 75만달러(약 9억9000만원)의 보석금을 책정했다고 보도했다.

데이비스는 지난해 9월, 1996년 9월 7일 투팍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사건 발생 당일 투팍 일행이 라스베이거스 한 호텔에서 열린 복싱 경기를 보러 갔을 때 데이비스도 조카를 비롯해 일행과 함께 그곳에 갔다. 경찰은 조카가 호텔 카지노에서 투팍 일행에게 구타당하자, 데이비스가 총을 확보해 쏜 것으로 보고 있다. 데이비스가 검거된 후 경찰은 "투팍 가족은 27년 동안 정의를 기다려 왔다"며 "데이비스는 이 범죄를 저지른 조직의 총격 명령자였다"고 전했다.

재판으로 넘겨진 후 데이비스 측 법률 대리인은 "의뢰인이 60세에 암 투병으로 건강이 좋지 않다"면서 보석금을 내고 석방할 수 있는지 방안을 모색해 왔다. 변호인 측이 원한 보석금 규모는 10만달러(한화 약 1억3000만원) 정도였다.

재판부가 보석금을 75만 달러로 책정하면서, 그가 보석금 납부를 완료하면 석방 후 6월 재판 진행 전까지 전자 발찌를 착용하고, 가택 연금으로 생활이 가능하다. 현재 데이비스는 클라크 카운티 구치소에 구금돼 있다.

데이비스 측은 재판이 끝난 후 "우리는 그가 보석금을 낼 수 있다고 믿는다"고 전했다.

한편 데이비스는 살인 혐의에 대해 무죄를 주장해 왔다. 검찰은 데이비스가 사건의 증인들에게 위협이 된다고 주장하면서 보석에 반대하는 입장을 취해 왔다.

투팍은 프로 데뷔 후 5년밖에 활동하지 않았지만, '캘리포니아 러브(리믹스)', '하우 두 유 원트 잇(How Do U Want It)' 등의 메가 히트곡을 내놓으며 세계적으로 7500만장 이상의 음반 판매량을 기록했다. 그래미상 후보에 여섯 차례 노미네이트됐고 2017년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엔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에 헌액됐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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