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한국은행 발권국에 따르면 지난해 발견된 위조지폐는 총 184장으로 집계됐다. 지난 2022년 152장에서 21.1% 증가했다. 2021년 176장에 비해서도 많다. 코로나19 기간 대면 활동 급감으로 줄었던 위조지폐가 대면활동 재개와 함께 늘어나는 모습으로 파악된다.
발견된 위조지폐 중 오천원권이 116장으로 가장 많았다. 문제의 숫자 '77246'이 포함된 구 은행권 지폐가 110장으로 전체 발견 위조지폐 중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 번호가 들어간 위조지폐가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이 번호는 지난 2013년 6월 검거된 위조범이 대량으로 제작한 위조지폐에 들어간 숫자다. 컴퓨터 디자인을 전공한 범인은 2005년 당시 위조방지 기술이 허술하면서도 유통이 되고 있던 구 오천원권 지폐를 5만장 가량 위조해 사용했다. 금액으로 따지면 2억5000만원에 해당하는 규모다.
한은은 2007년에 새 오천원권을 도입하려던 계획을 1년 앞당겨 2006년부터 새 오천원권을 발행했다. 구 오천원권 지폐는 상태가 좋더라도 재유통하지 않는 방식으로 피해를 최소화했다. 위조범은 8년 간의 추적 끝에 2013년에야 잡혔다.
위조범 검거 이후 10년이 넘게 지났는데도 여전히 해당 위조지폐가 발견되는 것은 위조 규모가 너무 컸기 때문이다. 한은은 "대량 위조범이 제작한 77246 위폐가 다수 발견되고 있을뿐 신규 위폐 발견은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1만원권도 주의해야 할 비밀번호가 있다. JC7984541D와 DL3500532A이다. 한은은 지난해 이 번호가 씌어있는 위조지폐가 1장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17년 검거된 위조범이 사용하던 번호다. 그는 JC7984541D가 씌어있는 위조지폐를 만들다가 언론 보도가 나오자 번호를 DL3500532A로 바꿔 계속 범행했다. 유통 규모는 약 6600장이었다.
새롭게 발견된 위조지폐는 31종의 서로 다른 번호로 제작된 것으로 나타났다. 5만원권에서 14개의 번호가 새로 나왔다. 번호당 위조지폐는 1장 남짓으로 대량 위조는 아직 발견되지 않고 있다.
한은은 위조지폐를 구분하기 위해 위조방지장치를 확인해달라고 당부했다. 정상 화폐는 빛에 비춰보면 화폐 인물이 나오고, 홀로그램을 기울여 보면 각도에 따라 지도 등이 번갈아 나타난다. 또 숫자 부분은 볼록하게 인쇄돼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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