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1월 10일 16:27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올해 첫 스팩합병 기업인 한빛레이저 주가가 합병 상장 이후 5거래일 연속 급등했다. 합병 절차를 밟고 있는 다른 스팩 주가도 덩달아 상승하면서 묻지마 투자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레이저 솔루션 전문기업 한빛레이저 주가는 10일 29.97% 오른 1만6220원에 거래를 마쳤다. 3거래일 연속 상한가로 지난 4일 DB금융제10호스팩과 합병해 코스닥에 상장한 이후 5거래일 연속 폭등하고 있다.
상장 첫날 시초가 4870원에 거래를 시작해 5거래일 중 네 차례 상한가를 기록했다. 시초가 대비 주가 상승률은 233%에 달했다.
합병 당시 합병비율은 감안한 예상 시가총액은 700억원이었으나 이날 시총 3452억원으로 증가했다.
합병 절차를 진행 중인 다른 스팩도 업종이나 합병비율 적정성 여부와 관계없이 주가가 상승세다. 한빛레이저 주가가 상승하자 합병 상장 이후 주가가 단기에 급등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져서다.
IBKS제19호스팩(에스피소프트), 케이비제22호스팩(카티스), 하나금융23호스팩(레이저옵텍), 교보11호스팩(제이투케이바이오)은 4일부터 5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하나머스트7호스팩(사피엔반도체)은 3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작년 말 대비 주가 상승폭을 살펴보면 IBKS제19호스팩 60.6%, 하나금융23호스팩 49.4%, 교보11호스팩 23.1%, 케이비제22호스팩 20.1%, 하나머스트7호스팩 19.8% 등이다.
거래소로부터 합병 상장 예심 승인을 받은 곳 중 NH스팩22호, 하나금융25호스팩 등 대형 스팩 2곳의 주가만 아직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IPO 업계에선 연초 공모주 일정이 숨 고르기에 나선 가운데 그 빈자리를 스팩합병 기업이 메운 것으로 보고 있다. 작년 12월 케이엔에스, LS머트리얼즈, DS단석 등이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4배가 상승하는 이른바 ‘따따블’에 성공하며 달아오른 투자 열기가 스팩합병 기업으로 번졌다고 분석한다.
공모주 시장은 작년 12월 22일 DS단석을 마지막으로 약 한 달간의 휴식기에 들어갔다. 올해 첫 상장 후보는 24일 코스닥에 상장하는 우진엔텍이다.
다만 비이성적 주가 상승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빛레이저의 2022년 매출은 200억원, 순이익은 23억원이다. 현 주가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이 130배를 넘는다. 동일 업종 평균 PER은 40~50배 수준에 불과하다.
IB 업계 관계자는 “단기 주가 급등을 노린 단타 투자금이 몰리면서 스팩합병 종목이 테마주처럼 돼버린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이상 급등한 종목은 이른 시일 내에 다시 하락할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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