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심의위원회 파행 운영이 계속되고 있다. 류희림 방심위원장의 지인 동원 민원 의혹을 둘러싼 방심위 여야 위원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다.
9일 방심위 방송소위원회 회의는 6분 만에 파행됐다. 지난 3일과 8일 방심위 전체회의가 파행된 데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야권 추천 김유진 위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신청해 "청부 민원 의혹을 받는 위원장은 심의에 참여해서도, 방송소위원장을 맡아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류 위원장은 "일방적 의견"이라며 "감사와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또 다른 야권 추천 옥시찬 방심위원은 "너도 위원장이냐, XX"이라고 말하며 회의자료를 던지고 퇴장했다. 이에 류 위원장은 "정회하겠다"며 "방금 진행 상황은 회의 중에 일어났기 때문에 반드시 기록하고 촬영해 놓으라"고 말하며 방송소위는 결국 6분 만에 파행됐다.
류 위원장은 회의가 정회된 뒤 입장문을 통해 "차마 필설로 옮길 수 없는 욕설과 폭력행위는 사상 초유의 일로서 방심위에 대한 테러 행위"라며 "이는 방심위 회의의 권위와 품위를 심대하게 실추시킨 행위임과 동시에 각 위원의 독립적 의사결정을 위협하는 중대한 사태로 엄중하게 그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규탄했다.
이에 김 위원은 "옥 위원의 발언에 문제가 있지만, 공식적인 자리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사과를 받는 게 합당하지 장시간 정회를 하면서 회의 자체를 무산시킨 데 대해 매우 유감을 표한다"고 지적했다. 옥 위원은 류 위원장의 입장문이 배포된 후 회의장에 재입장해 "순간적으로 감정을 다스리지 못하고 시정잡배 같은 막말을 한 데 대해 위원님들과 직원 여러분께 사과한다"고 말했다.
앞서 뉴스타파와 MBC는 류 위원장이 가족과 지인을 동원해 뉴스타파 '김만배-신학림 허위 인터뷰' 보도와 그 인용 보도들에 대해 방심위에 민원을 넣도록 했다는 의혹을 보도하면서 야권 위원들은 류 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류 위원장은 "야당과 일부 매체가 불법 유출 정보를 이용해 터무니없는 주장을 하고 있다"면서 자체 감사와 수사를 의뢰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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