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현지시간) 스타트업 전시관 유레카파크(Tech West) 참가 기업 1200여 곳 중 절반 이상은 한국 기업이었다. 서울시가 서울경제진흥원(SBA), 서울바이오허브 등 13개 협력 기업과 함께 조성한 서울관에 81개 기업이 참여했고, 중소벤처기업부는 26개 공공기관 및 지방자치단체, 대학 등과 ‘K-스타트업’이라는 브랜드로 통합관을 조성해 91개 부스를 꾸렸다. 이외에 산업통상자원부와 KOTRA, KAIST 등 별도 부스를 차린 곳을 모두 합하면 한국 기업은 약 700곳에 달했다.
올해 CES 참가 기업 중에서는 헬스케어와 AI 관련 기업 비중이 특히 높았다. 이외에 제조업, 모빌리티, 그린테크, 양자 등 다양한 분야로 스타트업 영역이 확장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헬스케어 기업 가운데 AI 기술 등을 접목해 간단하고 정확한 진단을 내리는 기술을 제시한 곳이 많았다. 입 안 세포를 면봉에 묻히는 것만으로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와 비만 관련 유전자를 살펴볼 수 있는 디엔에이코퍼레이션과 면역력을 2시간 이내에 측정할 수 있는 고려대 메타이뮨텍, 안저 사진으로 뇌와 심장의 동맥경화를 파악하는 서울대 자이메드, AI 기술을 활용해 근골격계 재활치료를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에버엑스 등이 대표적이다.
고령자를 보조하기 위한 기기와 솔루션도 눈에 띄었다. 웨어러블 로봇을 제작하는 휴로틱스, 실버케어를 위한 스마트미러를 내놓은 딥메디, 후각을 이용해 치매를 진단하는 엔서 등이 신제품과 신기술을 선보였다. 4D 푸드프린팅 맞춤 영양제공시스템 업체 탑테이블은 영양소를 음식 모양으로 만들어내는 기술로 최고혁신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AI 도입 비용 문제의 해결책을 제시하는 AI 반도체 설계 기술에 대한 관심도 폭발적이었다. 한국에서는 KAIST의 파네시아, KOTRA관에 함께한 모빌린트, 삼성전자의 C랩관에 참여한 딥엑스 등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파네시아는 가속기와 메모리 확장장치, 프로세서 등 여러 시스템장치를 연결하는 CXL 반도체 설계자산(IP) 회사다. 가속기 메모리의 한계 때문에 대용량 데이터 처리가 늦어지는 문제를 해결하는 AI 가속기를 선보였다.
여행이나 뷰티 등의 분야에 기술을 적용한 신선한 아이템으로 혁신상을 거머쥔 기업도 있다. 로드시스템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모바일 여권 앱으로 최고혁신상을 받았다. 미러로이드는 스마트미러를 활용해 헤어스타일에 도움을 주는 기술로 혁신상을 수상했다. 액스는 여행기업들이 여러 온라인 플랫폼에 일일이 상품을 등록하지 않아도 되는 서비스를 내놨다.
대기업 스타트업 육성 조직의 ‘양대 산맥’으로 꼽히는 삼성전자 C랩과 현대자동차 제로원의 경쟁도 뜨거웠다. 삼성전자 C랩 전시관에는 15개 스타트업이 부스를 차렸으며, 이 중 소변 검사로 만성질환을 진단하는 변기를 선보인 옐로시스 등 4개사가 혁신상을 받았다. 현대차 제로원 전시관에는 11개 스타트업이 참여한 가운데 전기차 배터리 재제조 스타트업 포엔, 모빈 등 4개사가 혁신상을 받았다.
라스베이거스=이상은/허란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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