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회장이 PR업계에 뛰어든 계기는 한 외신기자가 건넨 조언이었다. 1973년 한 영자신문에서 기자 생활을 시작한 그는 1983년 한국 최초의 영문 경제잡지인 ‘비즈니스코리아’를 창간했다. 당시 한 외신기자가 그에게 “한국에 전문 PR회사가 없다”며 “회사를 차려보라”고 권유했다. 그는 “PR회사들이 세계적으로 시장 파이를 빠르게 키우는 상황에서 한국 PR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봤다”고 했다.
36년간 커뮤니케이션스코리아를 이끈 김 회장의 목표는 인식의 변화다. “단순 홍보에 그치지 않고 기업 본연의 가치를 전달한다는 게 PR의 역할”이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 그는 “‘청송교도소’의 이름을 ‘경북북부교도소’로 바꾸면서 청송이 교도소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사과를 수출하고 사람들이 찾는 관광지가 될 수 있었다”며 “기사나 광고도 중요하지만 기저에 깔린 인식을 바꾸는 접근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후배 양성에도 앞장섰다. 1991년 한국PR협회 제2대 회장을 맡은 그는 모교인 서강대에서 PR업계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2001년부터 10년간 매달 강의를 했다. 그는 후배들에게 자신에게 필요한 정보를 골라낼 수 있는 분별력을 키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회장의 목표는 한국 PR산업을 세계에 알리는 것이다. 이를 위해 PR산업의 성장과 성과를 해외에 소개하는 영문 책 집필도 구상하고 있다.
그는 “PR산업에 인공지능(AI)과 데이터의 ‘쓰나미’가 몰려오고 있다”며 “우리에게 쏟아지는 정보의 참과 거짓을 판단할 시간은 점점 짧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 PR의 위상을 높이고 국내 PR 생태계를 확장하는 과정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구교범 기자 gugyobeo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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