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3중 징벌과세' 폐지하나

입력 2024-01-10 18:15   수정 2024-01-11 00:59

정부는 윤석열 대통령이 다주택자에 대한 징벌적 부동산 세제를 폐지하겠다고 선언함에 따라 취득세·양도세·종합부동산세 중과세 등 이른바 ‘다주택자 규제 3종 세트’를 대폭 풀겠다는 계획이다.

주무 부처인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10일 “다주택자 중과세를 대폭 완화하는 방향으로 세제 개편을 검토하고 있다”며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오는 7월 ‘2025 세법 개정안’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국토교통부 업무보고를 겸한 민생토론회 첫머리발언에서 “다주택자에 대한 징벌적 중과세를 철폐해 서민과 임차인들이 혜택을 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부의 올해 경제정책 핵심 키워드 중 하나는 부동산시장 연착륙이다. 특히 다주택자 대상 양도세·취득세·종부세 중과를 완화하면 주택 거래가 정상화돼 부동산시장 경착륙을 막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4일 발표한 경제정책방향에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배제를 내년 5월까지 1년 연장하는 내용을 포함한 것도 이 때문이다.

정부는 시행령 개정을 통한 한시 유예에 머물지 않고 양도세 중과를 대폭 완화하도록 법제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현행 소득세법은 주택 보유 기간이 2년 이내거나 다주택자가 보유한 부동산을 양도할 때 중과세율을 적용하고 있다.

다주택자 취득세 중과 완화도 재추진한다. 기재부와 행정안전부는 당초 지난해 지방세법 개정을 통해 2022년 12월 21일 이후 취득한 주택에 취득세 인하를 소급 적용할 계획이었다. 3주택자 취득세율을 8%에서 4%로 낮추고, 조정지역 2주택자는 중과(8%)를 폐지해 기본세율(1~3%)을 적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하지만 개정안은 지난해 9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상정된 뒤 진전이 없다. 정부는 이번 21대 국회 통과를 목표로 추진하고, 소급 적용도 예정대로 하겠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다주택자에 대한 징벌적 부동산 세제를 바꾸려면 모두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오는 4월 총선 결과에 따라 다주택자 중과 완화 향방이 결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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