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연예인의 트레이너로 널리 알려진 양치승 바디스페이스 대표가 헬스장 임대차 계약 문제를 두고 갈등을 겪다가 서울 강남구를 고소했다. 무상 사용 기간이 끝난 개발 업체로부터 이 건물의 관리 운영권을 넘겨받은 강남구 측이 입점한 모든 상인에게 퇴거할 것을 요구한 데 반발해서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양 대표 등 상인들은 최근 강남구를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상인들과 임대차 계약을 맺은 부동산 개발 업체 A사도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 양 대표 등은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에서 명시된 계약 기간을 보장하고 상인들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을 모두 취하하라”고 촉구했다.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은 월세 연체, 건물 파손 등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임차인이 계약 만료 1~6개월 전 갱신을 요구했을 때 최대 10년간 임차를 보장받는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양 대표는 2018년 A사와 임대차 계약을 맺고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있는 상업용 건물 지하 1~2층에 헬스장을 차렸다. 리모델링에 수억원을 투입하고 매월 수천만원의 월세를 냈다. 양 대표 외에도 10여 명의 상인이 2017~2022년 A사와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고 이 건물 및 인근의 또 다른 건물에 식당, 카페, PC방 등을 운영해왔다.
그런데 강남구가 두 건물의 관리 운영권을 갖게 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A사는 2022년 11월과 지난해 8월 두 건물의 관리 운영권을 강남구에 넘겼다. 과거 기부채납(공공기여) 조건을 걸고 이 건물들을 지으면서 ‘20년간 무상사용이 끝나면 관리 운영권을 이양한다’는 협약에 따른 것이다. 이 회사는 당시 ‘건물에 상가를 임대할 경우 무상 사용 기간이 끝날 때 퇴거하도록 한다’는 약정도 강남구와 맺었다.
강남구는 관리 운영권 획득 이후 상인들에게 “협약대로 퇴거해야 한다”고 통보했다. 건물 입구에는 ‘모든 사업자가 퇴거 대상이니 이용 시 참고하라’는 현수막도 걸었다. 상인들과 계약을 갱신하지 않은 채 퇴거를 요구하는 이유는 밝히지 않고 있다.
협약 사실을 전혀 알지 못한 상인들은 거세게 반발했다. 많게는 수억원을 들여 매장을 단장해 운영했는데 별안간 나가라는 압박을 받아서다. 상인들은 특히 현수막이 걸린 뒤 ‘조만간 이전할 곳’으로 알려지면서 매출이 급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 대표 측은 “퇴거 조건을 알았다면 애초에 이 건물을 임차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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