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삼성전자는 1.47% 하락한 7만3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2.35% 내린 데 이어 이날도 약세를 이어갔다. LG에너지솔루션도 이날 1.68% 빠진 41만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두 회사 모두 전날 증권가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를 밑돈 잠정 실적을 발표하면서 주가가 약세를 보였다는 분석이다. 전날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잠정 영업이익이 2조8000억원이라고 발표했다. 증권가 컨센서스(3조7441억원)를 25.2% 밑돈 금액이다. LG에너지솔루션도 컨센서스를 42.4% 밑돈 3382억원의 영업이익을 발표했다. 지난 8일 먼저 실적을 발표한 LG전자 역시 전망치(6394억원)에 못 미친 3125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는 데 그쳤다.
증권가에서는 어닝쇼크가 어느 정도 예상된 결과라고 입을 모았다. 통상적으로 4분기에 일회성 인건비 지출과 손실 비용 등이 회계에 한꺼번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작년 연말 증시가 상승세를 타면서 애널리스트들의 기대가 높아진 것도 영향을 끼쳤다.
증권가 기대치가 다시 낮아지면서 상장사의 전체 실적 전망은 하향세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날 기준 4분기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상장사 269개사(증권사 전망치가 존재하는 상장사 기준)의 영업이익 전망치 합산액은 36조8377억원으로 집계됐다. 1개월 전 38조73억원에 비해 3.07% 줄었다.
현대차는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3조7575억원으로 1개월 전 대비 2.2% 감소했다. 기아도 한 달 전 대비 영업이익 전망이 1.7% 내려간 2조9358억원으로 추정됐다. 포스코홀딩스는 한 달 새 4분기 추정치가 14.5% 하향 조정되면서 영업이익이 9816억원에 그칠 것으로 조사됐다. 주요 업체 중에서는 엘앤에프의 4분기 영업이익 추정이 최근 한 달 새 45.4% 낮아져 낙폭이 가장 컸다.
내수경기 부진을 겪은 유통·서비스 업종은 수출주보다 어닝쇼크 강도가 더 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수출주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수출 회복 국면이었지만 내수주는 그렇지 못했다”며 “내수주는 4분기 실적 발표 결과에 따라 단기 주가가 출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배태웅/이시은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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