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박 2일 일정으로 부산을 찾은 가운데 그가 입은 옷이 한 쇼핑몰 실시간 랭킹 1위에 등극했다.
한 위원장은 10일 남포동 부산국제영화제(비프·BIFF) 광장 등에서 시민들을 만났다. 정장 차림으로 일정을 소화하던 그는 오후 자갈치 시장을 방문하며 맨투맨 셔츠와 코트 차림으로 갈아입었다.
한 위원장이 이날 오후 차량에서 내리자, 시민들이 그의 이름을 연호했다. 그의 '1992 라이크 모스트(LIKE MOST)' 맨투맨에는 큼지막하게 '1992' 숫자가 강조돼 있었다. 1992년은 부산 연고 프로야구팀 롯데 자이언츠가 마지막으로 우승한 연도다.
한 위원장이 착용한 사실이 알려진 후 해당 맨투맨은 이날 밤 11시 현재 온라인 쇼핑몰 무신사에서 실시간 랭킹 1위에 자리하고 있다. 랭킹은 제품 매출, 수량, 조회수, 작성 후기 등을 반영해 30분마다 업데이트된다.
비대위 출범 이후 전국을 순회 중인 한 위원장이 1박 2일 일정을 잡은 것은 부산이 처음이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엑스포 유치 실패 이후 악화했던 부산 민심을 다독이기 위한 의도라고 해석했다. 아울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서울 헬기 이송에 비판적인 민심을 파고들면서 민주당을 견제하려는 포석도 담겼다는 평가다.
한 위원장은 이 대표가 8일 만에 퇴원한 이날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경남도당 신년인사회에서 "최근 일부 국회의원들이 재판을 의도적으로 지연시키면서 방탄의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며 "재판을 고의로 지연시키는 행위를 막겠다.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서, 재판 중인 국회의원이 금고형 이상의 형이 확정된 경우 재판 기간 동안 세비를 전액 반납하도록 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이 대표를 직접적으로 겨냥한 것이다.
아울러 "응급·긴급의료체계의 특혜, 구멍을 국민이 많이 보고 분노하는 것 같다. 앞으로 더 나은 체계를 갖추기 위한 정책을 만드는 데 집중하겠다"며 이 대표의 서울대병원 전원으로 불거진 부산 홀대론을 언급했다.
구름같은 지지자를 몰고 다닌 한 위원장은 검사 시절 좌천돼 부산에서 생활했던 일을 소환했다.
그는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저는 부산을 너무나 사랑한다"면서 "저는 지난 민주당 정권에서 할 일 제대로 했다는 이유로 네 번 좌천을 당하고 압수수색도 두 번 당했었다. 그 처음이 바로 이곳 부산이었다"고 소개했다.
이어 "그런데 저는 그 시절이 참 좋았다. 그 이유는 그 곳이 바로 이곳 부산이었기 때문이다"라며 "저는 그때 저녁마다 송정 바닷길을 산책했고, 서면 기타학원에서 기타를 배웠고, 사직에서 롯데 야구를 봤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제가 부산을 너무나 사랑한다는 말이 과장이라고 생각하신 분들께는 부산에 한번 살아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면서 "이곳 부산은 새로운 변화와 과거의 정겨움이 참 잘 어울릴 것 같지 않은데, 실제로 대단히 잘 어울려 있는 곳이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저는 부산을 다른 분들에게 '부산은 여행하기 대단히 좋은 곳인데 살아보면 더 좋은 곳이다"라고 소개한다"며 "저와 우리 국민의힘은 정말 이 부산을 더 살기 좋게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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