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에서 '처단' 대상으로 공격"…이낙연, 24년 몸담은 민주당 떠난다

입력 2024-01-11 14:19   수정 2024-01-11 14:21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탈당을 선언했다. 이 전 대표는 '특권 없는 정치'와 ‘성역 없는 법치'를 기조로 앞세운 신당 창당과 함께 원칙과 상식의 의원 등과의 협력에 나설 계획이다.

이 전 대표는 11일 국회 소통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24년 동안 몸담았던 민주당을 벗어나 새로운 위치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대한민국에 봉사하는 새로운 길에 나서기로 했다"며 "저에게 '마음의 집'이었던 민주당을 떠난다는 것은 참으로 괴로운 일"이라며 탈당을 선언했다.

이 전 대표는 탈당의 배경으로 민주당의 변질을 꼽았다. 그는 "민주당은 저를 포함한 오랜 당원들에게 이미 ‘낯선 집’이 됐다"며 "민주당이 자랑했던 김대중과 노무현의 정신과 가치와 품격은 사라지고 폭력적이고 저급한 언동이 횡행하는 ‘1인 정당’ ‘방탄 정당’으로 변질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민주당의 정신과 가치를 지키고 구현할 만한 젊은 국회의원들이 잇달아 출마를 포기하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당내 비판자와 저의 지지자들은 2년 동안 전국에서 ‘수박’으로 모멸 받고, ‘처단’의 대상으로 공격받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그런 잔인한 현실이 개선되기를 바랐지만, 오히려 악화했다"며 "포용과 통합의 김대중 정신은 실종됐다"고 덧붙였다.

이 전 대표는 "저를 이렇게 몰아세운 것은 무엇보다도 대한민국의 위기"라며 " 대한민국은 암흑기에 들어섰다. 윤석열 정부는 1987년 민주화 이후 최악의 정부로 기록될 것이 확실하다"고 했다. 이어 "국가적 위기의 핵심은 정치의 위기"라며 "윤석열 정부는 ‘검찰공화국’을 거의 완성했지만 민주당은 스스로의 사법 리스크로 ‘검찰폭주’를 제어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공자의 '후목불가조(朽木不可雕·썩은 나무로는 조각을 할 수 없다)'를 언급하며 "대한민국을 위기에서 구하려면 정치구조부터 바꿔야 한다"며 "혐오와 증오의 양당제를 끝내고, 타협과 조정의 다당제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당제 실현과 함께 개헌을 통해 분권형 대통령제를 도입할 것"이라며 "대통령 후보를 철저히 검증하고 대통령의 권력을 최대한 분산해야 한다"고 했다. 이를 통해 특권 없는 정치’와 ‘성역 없는 법치’를 구현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전 대표는 "극한의 진영대결을 뛰어넘어 국가과제를 해결하고 국민 생활을 돕도록 견인하는 새로운 정치세력을 만들겠다"며 "민주당에서 혁신을 위해 노력하셨던 의원 모임 ‘원칙과 상식’의 동지들과 협력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느 분야에서든 착하고 바르게 살아온 사람들이 그 길에 함께해 주시기를 바란다"며 "특히 청년과 전문직의 참여가 필요하다. 그런 분들께서 정치참여의 기회를 얻으시도록 돕겠다"고 덧붙였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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