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김대중 정신 실종" 이낙연에…DJ 3남이 던진 말

입력 2024-01-11 15:08   수정 2024-01-11 15:47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탈당 선언을 했다. 이 전 대표는 "민주당은 저를 포함한 오랜 당원들에게 이미 '낯선 집'이 됐다"며 "민주당이 자랑했던 김대중과 노무현의 정신과 가치와 품격은 사라지고 폭력적이고 저급한 언동이 횡행하는 ‘1인 정당’ ‘방탄 정당’으로 변질했다"고 했다.

그는 "당내 비판자와 저의 지지자들은 2년 동안 전국에서 ‘수박’으로 모멸 받고 ‘처단’의 대상으로 공격 받았다"며 "저는 그런 잔인한 현실이 개선되기를 바랐지만 오히려 악화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포용과 통합의 김대중 정신은 실종됐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 김홍걸 민주당 의원(비례·사진)은 이 전 대표 기자회견 직후 SNS에 "김대중 정신이 실종됐다는 이낙연 대표님, 정작 김대중 정신을 저버린 분은 대표님 본인입니다"라고 썼다.

김 의원은 이날 '이낙연 전 대표의 탈당에 부쳐'라는 또 다른 글에서는 "시대가 아무리 바뀌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김대중 정신을 사칭하는 분들이 계속 나와도 김대중 대통령님의 정신은 민주당을 떠나지 않을 것입니다"라고 썼다. 이 전 대표가 '김대중 정신을 사칭'한다는 취지로 비판한 것이다.

김 전 대통령의 3남인 김 의원은 지난 2020년 9월 재산 신고 누락 의혹과 부동산 투기 의혹 등이 불거지면서 민주당에서 제명됐다가 지난해 7월 2년 10개월여만에 복당했다.

김 의원은 2020년 총선 때 4주택(분양권 1개 포함)을 보유했지만, 분양권은 신고하지 않아 재산 축소 신고 의혹을 받았다. 김 전 대통령의 서울 동교동 사저 외에 강남 아파트 2채를 가지고 있다고 신고했지만, 서울 강동구 고덕동에 아파트 분양권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김 의원은 이 때문에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벌금 80만원 확정 판결을 받았다.

김 의원은 4월 총선에서 서울 강서구갑 출마를 선언했다. 같은 당 강선우 의원의 지역구다.

이 전 대표의 지역구(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를 물려받은 이개호 민주당 의원도 이날 SNS에 "민주당의 정신과 가치를 지키기 위해 민주당을 탈당한다는 것은 참으로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며 "이낙연 전 대표의 탈당과 분열에 반대한다"고 썼다.

이 의원은 과거 한 언론 인터뷰에서 "우리 종친이기도 하지만 그분(이 전 대표)이 지역에서 가졌던 토대 위에서 내가 (정치적으로) 성장했다. 남들이 이낙연계라고 그러는데, 난 이낙연계가 맞는다. 정치인의 의리로, 그가 잘나가든 못 나가든 그와 함께하지 않는다면 난 정치를 해선 안 된다"고 했을 정도로 이 전 대표와 가깝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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