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수십억원대 가상자산 투기 의혹으로 논란을 일으킨 무소속 김남국 의원에게 재차 강제조정 결정을 내렸다. 지난달 14일에 이은 두 번째 강제조정 결정이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3조정회부 재판부는 이날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 사무총장 김순환씨가 김 의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국회 상임위원회 도중 가상자산을 거래한 점에 대해 유감을 뜻을 표하고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라"고 결정했다.
지난달 법원은 "원인이 된 행동에 대해 유감의 뜻을 표하고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라"는 내용의 강제조정을 했지만, 김 의원의 이의신청으로 무산됐다. 법원의 강제조정은 민사 소송에서 법원이 당사자 간의 화해 조건을 정해 분쟁을 해결하는 절차다. 한쪽이라도 조정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정식 재판 절차로 돌아갈 수 있다.
김 의원은 당시 이의신청서에서 "청구원인 중 확인되지 않거나 사실이 아닌 내용들이 포괄적으로 모호하게 포함됐다"며 "원고들이 주장하는 '유감'의 뜻을 표시하는 것은 피고가 청구원인에 기재된 모든 내용을 잘못으로 인정하는 것으로 오해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상임위 도중 가상자산을 거래한 점에 대해 송구한 마음이며 정치적으로 책임을 졌다. 이 부분에 국한된 유감의 표시라면 수용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5월 서민위와 대학생 김모씨는 김 의원을 상대로 100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김 의원이 가상자산에 투자해 수십억에서 수백억원의 시세차익을 얻었음에도 '검소한 청년 정치인'으로 가장해 후원금을 편취하고, 국회 상임위원회 도중에도 가상자산 거래를 하는 등 경거망동한 행동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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