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완 LG전자 사장(CEO·사진)은 10일(현지시간) ‘CES 2024’가 열리고 있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거시경제 여건이 불투명하지만 전략적 우선순위를 놓고 투자에 나서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세부적으로 △R&D 투자 4조5000억원 △설비 투자 3조5000억원 △인수합병(M&A) 2조원 등이다. 지난해(약 6조~7조원)에 비해 3조~4조원 늘어난 규모다.
조 사장은 “투자는 주로 전장(전자장치)과 냉난방공조(HVAC), 빌트인(붙박이 설치형) 가전, 웹OS(LG전자 TV 운영체제) 플랫폼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올해 M&A는 기업 간 거래(B2B) 회사 한두 곳을 집중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배송과 물류 등의 로봇 사업을 주의 깊게 보고 있다”며 “유망 로봇 기업에 대한 지분 투자나 M&A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조 사장은 투자를 바탕으로 지난해 발표한 ‘777(트리플7)’ 목표 달성에 속도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트리플7은 2030년 연평균 매출 증가율 7%와 영업이익률 7%를 달성하고 기업가치(시가총액)를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대비 7배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내용이다. 조 사장은 “올해 사업의 한계를 돌파하고 질적 성장을 가속화할 것”이라며 “2030 미래 비전은 전 구성원의 힘을 모아 반드시 달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전자 생활가전사업을 담당하는 류재철 H&A(홈앤드어플라이언스) 사업본부장(사장)은 “세탁기와 건조기를 하나로 합친 ‘일체형 세탁건조기’는 기존 드럼세탁기보다 두 배 넘게 비싼데도 북미에서 가장 잘 팔리는 세탁기로 떠올랐다”며 “한국에는 오는 2~3월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TV 사업을 담당하는 박형세 HE사업본부장(사장)은 “올해 LG전자 TV 운영체제인 웹OS 관련 매출만 1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은석현 VS(전장)사업본부장(부사장)은 “지난해 전장사업 매출이 10조원을 넘어섰고 누적 수주 잔액도 90조원대 중반에 달했다”며 “전기차 시장이 일시적으로 주춤한 모습을 보이지만, 자동차의 전기화·전동화 흐름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라스베이거스=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