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의 워크아웃 개시가 확정됐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 등 채권금융기관은 이날 제1차 채권자협의회를 열고 투표(서면결의)를 통해 태영건설 워크아웃 개시에 합의했다.
채권자는 이날 자정까지 팩스나 이메일로 의사를 밝힐 수 있는데, 찬성표가 일찌감치 75%를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워크아웃은 채권단 75%의 동의를 얻어야 개시된다. 이와 관련해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워크아웃 개시 조건이 이미 높은 수준으로 충족됐다"고 말했다.
투표는 이날 자정까지 계속된다. 태영건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12일 오전에 정확한 집계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워크아웃이 개시되면 실사에 착수하고 이를 바탕으로 기업개선계획을 수립한다. 실사는 4월 11일까지 진행하는데, 결과에 따라 워크아웃을 중단할 수 있다. 실사 과정에서 우발채무가 발견돼 지원금액이 크게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태영그룹이 밝힌 태영건설의 보증채무는 약 10조원으로, 이 가운데 2조5259억원을 위험군으로 분류한다. 나머지 6조9785억원은 위험도가 낮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무위험으로 분류된 보증채무 중 책임준공확약(3조5570억원)에 대해서는 태영건설이 이를 떠안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를 의식한 듯 산업은행은 전날 주요 채권자 회의에서 대규모 추가 부실이 발생하면 워크아웃을 중단할 수 있다고 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실사 과정에서 우발채무가 발견될 가능성이 크다"며 "채권단이 지원할 수 있는 여력을 벗어난다면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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