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자주 감으면 탈모 빨라지나요?"…실체 알고 보니 [건강!톡]

입력 2024-01-14 07:15  


최근 30대 직장인 이모 씨는 머리를 감다 깜짝 놀랐다. 배수구가 막힐 정도로 머리카락이 빠져 있어서다. 이씨는 "머리를 자주 감는 게 탈모를 촉진하는 것만 같은 생각이 든다"며 "머리를 감으면서 떨어지는 한 가닥의 머리카락도 이젠 아깝다"고 털어놨다.

탈모는 더 이상 중장년층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21년 발표한 탈모증 환자의 진료 현황에 따르면 2020년 국내에서 탈모로 병원을 찾은 23만명 중 40%는 20·30세대로 나타났다.

탈모의 가장 주된 원인은 '유전'으로 꼽힌다. 모근의 탈모 유전자가 남성 호르몬과 결합해 발생한다는 것.

시중에는 각종 탈모 전용 샴푸와 탈모약 등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하지만 탈모약의 경우 남성 호르몬의 생성을 적게 해 탈모의 진행을 방해하는 것일 뿐, 근본적인 원인을 치료할 수는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모발이식도 탈모를 벗어날 완벽한 대안이라고 보기 어렵다. 모발이식술은 대개 유전적으로 잘 빠지지 않는 후두부의 모낭을 앞쪽 두피에 이식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새로운 머리카락을 두피에 심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자신이 갖고 있던 모낭을 옮기는 것.

모낭은 털을 만드는 피부 기관으로, 모근을 둘러싼 채로 영양을 공급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문제는 이 모낭의 개수는 태어날 때 정해진다는 것이다. 없는 모낭을 새로 만들 수 없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탈모 예방법으로 '머리를 자주 감을 것'을 추천했다. 수면 중 쌓인 피지를 제거할 수 있는 아침과 외부 오염물질이 쌓인 저녁으로 하루에 두 번 머리를 감는 것이 좋다고 입을 모았다. 두피의 혈액순환을 방해하는 피지나 피부염증이 탈모를 촉진한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머리를 감기 전 빗질을 해주는 것도 중요하다. 외출 후의 두피, 모발에 있는 각종 먼지와 오염물질을 일차적으로 거를 수 있다.

2018년 세계 모발이식학회장을 지낸 황성주 피부과 전문의는 "탈모인이 머리를 자주 감지 말아야 한다는 건 낭설"이라며 "탈모의 진행 속도를 하루라도 늦추기 위해서는 탈모의 외부적 요인을 최대한 막을 수 있는 생활 습관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본인도 20년 넘게 지키고 있다는 두피 관리법인 '2·2·2 샴푸 법'을 소개했다. 머리는 하루 두 번씩 감고, 거품은 2분 동안 내서 피지를 확실히 제거해야 하며, 2분 이상 헹궈 세제 잔여물이 두피에 남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의미다.

황 전문의는 "일반적으로 하루 평균 60~100가닥의 머리카락이 빠지니 머리를 감는 주기가 길어질수록 머리가 더 많이 빠져 보이는 것일 뿐"이라며 "자주 머리를 감아 두피를 항상 청결하게 유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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