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 물 되지 말라"…신입사원들에 조언한 최태원 SK 회장

입력 2024-01-12 14:40   수정 2024-01-12 14:56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회사 신입사원들에게 변화를 강조했다.

12일 SK그룹에 따르면 지난 4일 서울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2024 신입 구성원과의 대화'에 참석한 최 회장은 '회장님의 방과 후 특별과외' 코너에서 그룹 경영철학을 직접 설명하고 직장 선배로서 진솔한 조언을 전달했다.

최 회장은 "대기업은 안정적일 것이라 생각하겠지만, 변화하지 않으면 대기업도 생존을 담보할 수 없다"며 "각자가 생존할 수 있는 길을 만들지 않으면 고인 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려면 끊임없이 배우려는 자세가 중요하다는 의미다. 특히 그는 주기가 짧아지고 골이 깊어진 반도체 사이클을 예로 들며 "작은 변화에도 힘들어하는 온실 속의 화초가 되지 말자"고 당부했다.

이와 함께 다양성도 강조했다. 최 회장은 "유연하고 진취적인 생각을 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경험이 필수"라면서 "다양한 사람, 문화를 접촉하는 과정에서 개인의 시야가 넓어지게 되고 나아가 조직도 더 건강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작년에 다리를 다쳐보니 사옥 곳곳의 불편한 부분들이 눈에 더 보이더라"며 경험담도 전했다. 또 최 회장은 "여러분이 이 자리에 오기까지 많은 사람의 지원과 배려가 있었다는 점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좀 쑥스럽더라도 부모님, 형제, 가족에게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주위에 감사하라'는 최 회장이 매년 이 행사에서 내놓는 메시지로 꼽힌다.

최 회장과 신입 구성원들이 즉석에서 문답하는 자리도 마련됐다. 훗날 SK 100주년 기념 기사에 어떤 내용이 담기길 기대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최 회장은 "100년이 됐지만 갓 탄생한 스타트업 같은 모습을 보여주는 회사"라고 답했다.

최 회장이 "여러분이 최태원 회장이 된다면"이라고 묻자, 직원들은 "최고경영자(CEO)들을 모아 합숙 연수를 해보고 싶다", "'추리닝'(운동복)에 후드티를 입고 출근하고 싶다", "현장에서 뛰는 구성원들이 다치지 않도록 좋은 신발을 사주고 싶다" 등 다양한 의견을 내놨다.

'신입 구성원과의 대화'는 고(故) 최종현 SK그룹 선대회장이 신입 사원들에게 직접 그룹 경영철학과 비전을 설명하고자 시작한 행사다. 1979년부터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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