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1월 12일 16:47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연초부터 사모펀드(PEF)들이 3~4월부터 시작되는 국민연금 PEF 출자를 두고 레이더를 가동하고 있다. 규모 측면에서도 출자 규모가 가장 클 뿐더러 국내 최대 '큰 손'이 선택했다는 상징성 측면에서 PEF들에겐 가장 큰 농사로 꼽힌다. 특히 올해는 토종 최대 PEF인 MBK파트너스가 경쟁에 참여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정보전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1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국내 다수의 PEF들이 올해 국민연금 정시출자에 대비해 수익률 관리에 나서고 있다. 국민연금은 일반적으로 3월말경 출자 사업 공고를 시작해 6월 최종 출자할 PEF를 선정한다. 지난해엔 총 8000억원을 한앤컴퍼니, 맥쿼리자산운용, IMM PE 3곳의 운용사에 분배했다.
국민연금은 수시출자(리업) 사업과 정시출자 사업을 통해 운용사를 선정한다. 수시출자는 펀드레이징 과정에서 기관투자가에게 출자를 요청하고 기관투자가들이 내부 심사를 통해 경연을 거치지 않고 출자를 승인하는 것을 일컫는다. 국민연금이 출자한 펀드가 청산하면서 연간 내부수익률(IRR) 12% 이상을 기록하면 '우수운용사'로 선정돼 한차례에 한해 별도 경쟁 없이 출자금을 받을 수 있다. 국민연금은 기대수익률이 12%를 넘길 것으로 예상돼도 수시출자에 도전할 수 있도록 문호를 넓혔지만, 실무적으로는 국민연금이 보수적 기조를 유지한 탓에 청산하거나 청산이 임박한 운용사들만 수시출자에 도전하고 있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PEF들이 본 게임인 정시출자 대비에 나서고 있다. 개막까지 1~2달의 시간이 남아있지만 잠재 후보 면면도 쟁쟁하다. 최근 들어 블라인드 펀드 조성에 돌입했거나 조성 중인 대다수의 하우스들이 뛰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동북아 최대 PEF인 MBK파트너스가 10조원 이상 규모로 계획중인 6호 펀드 조성을 위해 국민연금 컨테스트에 참여할 전망이다. MBK파트너스는 청산을 마친 2호 펀드 IRR이 26%로 수시출자 기준인 12%를 넘겼지만 직전 5호 펀드에서 우수운용사로 선정되면서 올해는 정시출자에 도전할 가능성이 크다.
'카브아웃' 거래 강자인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글랜우드PE)도 3호 펀드 조성을 위해 문을 두드릴 것으로 전망된다. 글랜우드는 2021년 9000억원 규모 2호펀드를 조성한 후 LG화학 진단사업부 인수, SK피유코어 인수, SK케미칼 제약사업부 인수 등 다수의 거래를 진행했다. 1호 펀드가 IRR 30% 이상으로 청산을 앞둔 만큼 정시출자 대신 우수운용사에 도전할 가능성도 있다. 2호 펀드의 소진율이 직전 펀드 출자금의 60% 이상을 소진해야하는 국민연금 규정에 못미칠 가능성도 거론된다. 현재 클로징 절차가 진행 중인 SK케미칼 제약사업부의 성사 여부에 따라 정시출자 도전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중소 중견 기업을 대상으로한 경영권(바이아웃)거래에 특화된 VIG파트너스가 재도전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지난해 PEF 출자에 도전했던 VIG파트너스는 한차례 고배를 마셨지만 직후 창업멤버인 박병무·신재하 대표가 일선에서 물러나고 올해 초부터 이철민·신창훈 대표가 회사를 이끄는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하림과 HMM 인수를 두고 컨소시엄 조성에 나서며 이름을 알린 JKL파트너스와 두산로보틱스 투자로 대박을 거둔 프랙시스캐피탈도 국민연금 출자사업 도전을 앞두고 있다.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한투PE), 프리미어파트너스도 각각 1조원대 펀드 조성에 나서기 위해 국민연금에 문을 두드릴 전망이다. 한투PE는 지난해 총 1조2000억원에 달하는 SK온 투자에서 국내 FI 컨소시엄을 이끈 바 있다. 상장 준비에 돌입한 DN솔루션에도 2대 주주로 투자해 투자금 회수를 앞두고 있다. 프리미어파트너스는 과거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프리IPO에 투자한 후 상장에 성공해 수익을 올린 바 있다. 폐기물 분야 투자에 특화한 E&F프라이빗에쿼티 등도 히든 카드로 꼽힌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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