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천안에서 한 외국인 남성이 둔기를 들고 도심 거리를 활보한 것으로 드러나 경찰이 추적에 나섰다.
경찰과 신고자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후 8시20분께 천안시 서북구 불당동 유적공원 입구에서 30대로 추정되는 외국인 남성이 빨간색 둔기를 들고 공원으로 뛰어가는 모습이 시민들에 의해 포착됐다.
인근 중학교에 다니는 청소년 두 명이 공원에서 내려오던 중 외국인 남성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자가 기억한 외국인은 175㎝ 이상의 건장한 체격에 갈색 점퍼와 검은색 바지, 흰색 운동화 차림이었다.
신고자 강모군은 “외국인 남성이 도끼 같이 생긴 둔기를 들고 공원 안으로 급하게 뛰어 올라갔고, 뒤이어 40대로 보이는 한국인이 뒤를 따라 걸어갔다”며 “옆을 지나치는 순간 무섭고 겁이 났지만 친구와 아무렇지 않은 듯 공원에서 내려온 뒤 바로 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당시 공원으로 사라진 외국인 남성은 2~3분이 지난 뒤 다시 공원에서 내려와 지인과 태연히 거리를 걸어 다닌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인으로 추정되는 지인은 흰색 무늬가 들어간 점퍼와 검색은 바지, 운동화 차림이었다. 이들은 인근 초등학교와 고등학교 쪽으로 사라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즉시 인근 도로와 거리를 수색한 데 이어 폐쇄회로TV(CCTV)를 통해 이들의 인상착의와 동선 파악에 나섰다. 경찰은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이들의 소재지를 추적하고 있다.
천안서북경찰서 관계자는 “신고자가 처음에 도끼를 들고 갔다고 했지만, CCTV 확인 결과 뭉툭한 둔기로 보인다”며 “이들이 주변 사람들에게 위협을 가한 정황이 없기 때문에 일단 용의자로 특정하기에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천안=강태우 기자 kt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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