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강남 3구’로 꼽히는 서울 송파구에서 최근 아파트 매매가격 하락 거래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잠실동 주요 아파트를 중심으로 서울의 집값 회복을 주도했던 흐름과 상반된 모습이다. 매수 대신 전세를 찾는 수요자가 늘어나면서 전세가는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14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문정동 올림픽훼밀리 전용면적 84㎡는 지난 5일 16억원(15층)에 거래됐다. 두 달 전 매매가격(17억3000만원·13층)에서 1억3000만원 하락했다. 전용 117㎡도 이달 들어 18억7000만원(11층)에 손바뀜했다. 지난해 11월 같은 면적 같은 층 물건이 19억6000만원에 팔린 것을 고려하면 두 달 만에 9000만원 하락했다. 2021년 8월 역대 최고가(23억8000만원)보다 21.4% 떨어진 셈이다.
조합설립 인가를 받은 신천동 장미2차 전용 82㎡는 6일 19억원에 계약됐다. 작년 2월 17억원까지 떨어진 이 면적대는 10월 20억2750억원까지 치고 올라갔지만 11월에 19억3000만원으로 뒷걸음질쳤다. 2021년 역대 최고가(23억5000만원)에 비해 19.1% 낮은 금액이다.
송파구 아파트 시세를 주도하는 잠실동 ‘엘·리·트’(엘스, 리센츠, 트리지움)도 매매가격이 내리고 있다. 엘스 전용 84㎡는 6일 22억4000만원에 손바뀜했다. 한 달 전인 지난해 12월 24억6000만원과 23억4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1억~2억원 빠진 셈이다. 리센츠 전용 84㎡의 지난달 평균 매매가(4건)는 23억2250만원으로, 두 달 전 평균 가격(25억4333만원)에서 2억원 이상 떨어졌다.
전세가는 오름세다. 3000가구를 웃도는 규모에 맞게 편의시설을 갖춘 데다 초·중·고교를 끼고 있어 학령기 자녀를 둔 실수요자가 많이 찾고 있어서다. 엘스 전용 84㎡는 9일 12억5000만원에 전세 계약을 맺었다. 이달 평균 전세가는 11억3338만원(9건)에 이른다. 석 달 전인 지난해 10월 10억9059만원(29건)이었던 평균 전세가는 11월부터 11억원을 넘기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리센츠의 지난달 평균 전세가는 11억8360만원으로, 지난해 9월 11억원을 넘긴 뒤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다.
여경희 부동산 R114 수석연구원은 “고금리와 가계대출 규제, 매물 증가 등의 영향으로 매수 심리가 위축된 상황”이라며 “수요자의 주거 편리성이 보장된 지역을 중심으로 전셋값이 뛰고 있다”고 설명했다.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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