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삼청동 공근혜갤러리에서 열리는 ‘마이클 케나, 뉴 코리아&잉글랜드’ 전은 렌즈의 뒤편에서 평생을 보낸 케나의 미션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다. 그의 대표작은 물론 잉글랜드에서 찍은 초기작과 한국에서 찍은 최신작을 두루 만나볼 수 있다.
전시장에서는 1970년대 중반~1980년대 잉글랜드에서 촬영한 작가의 초기작이 관람객을 맞는다. 그 가운데 ‘파도’(1981)가 눈길을 끈다. 적막한 해변 도로와 그 뒤로 솟구쳐오르는 파도, 그리고 하늘을 함께 담은 이 장면은 세계 주요 미술관에 소장된 케나의 초기 대표작이다.
작가가 2023년 한국 전남과 충남 등지에서 나무와 갯벌과 바다를 촬영한 신작들도 특유의 고즈넉하고 초현실적인 분위기로 충만하다.
하늘, 바다, 육지가 몽환적으로 분할돼 있는 프랑스의 해변, 일본 홋카이도의 눈 쌓인 언덕을 사선으로 가로지른 희미한 울타리를 찍은 작품들은 감상자를 풍경 너머 존재하는 무한한 휴식과 위안의 세계로 이끌어 간다. 암실 작업으로 인화한 그의 사진들은 디지털 사진에서 만나기 어려운 ‘무채색의 정교함’을 경험하게 한다. 전시는 다음달 3일까지.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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