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대만 총통선거와 함께 치러진 입법의원 선거에서 민진당은 전체 의석(113석)의 45%에 불과한 51석을 차지했다. 종전 61석과 비교해 10석이나 잃었다. 국민당은 과반 의석은 확보하지 못했지만 민진당보다 한 석 많은 52석(종전 38석)을 얻었다. 남은 10석은 민중당이 8석(종전 5석), 무소속이 2석을 가져갔다. 40%의 총통 지지율은 2000년(39%) 후 최저치다. 대만 6대 핵심 지역의 민진당 지지율도 이전 선거와 비교해 모두 떨어졌다. 1986년 창당한 민진당은 차이잉원 총통 당선 당시인 2016년 처음으로 대권과 의회 권력을 동시에 장악하며 전성시대를 열었지만 또다시 의회에서 ‘여소야대’ 국면을 맞게 됐다.
이처럼 민진당이 ‘반쪽 승리’를 거두면서 일방적으로 반중 정책을 펼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라이 당선인은 승리가 확정된 직후 국제기자회견에서 “자신 있게 중국과 교류 협력을 전개해 양안 국민의 복지를 증진해 나가 평화 공영의 목표를 달성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라이 당선인은 집권 후 분열된 민심을 달래면서 제3정당인 민중당과의 협력을 모색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안게 됐다. 문제는 민중당이 지난해 11월 국민당과 ‘남백합’(국민당과 민중당의 단일화)을 논의했을 정도로 민진당과 정치색이 다르다는 점이다. 양안 문제에서는 국민당과 비슷하게 중국과 각을 세우지 않는 쪽을 선호한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은 “라이 당선인과 민진당은 커원저의 민중당과 연합하지 않으면 의회 동의가 필요한 모든 분야에서 절름발이가 될 수밖에 없다”며 “반중 정책보다는 민생 정책이 더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이지훈 특파원 liz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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