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에서 제약·바이오로 변신한 독일 바이엘의 길을 따라가려고 합니다.”
이우현 OCI그룹 회장(사진)은 14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OCI의 주력인 화학·소재산업은 성장성이 낮아 한계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며 한미약품그룹과 통합한 이유를 설명했다.
OCI와 한미약품은 지난 12일 그룹 통합을 전격 발표했다. OCI그룹 지주사인 OCI홀딩스가 한미약품그룹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지분 27%를 7703억원에 인수하고, 임주현 사장 등 한미사이언스 주요 주주가 OCI홀딩스 지분 10.4%를 취득하는 방식이다. 국내 1위 태양광 폴리실리콘 업체와 5위권 제약사가 하나로 합친 한국 기업사에서 유례없는 ‘이종(異種) 합병’이다.
이 회장은 “6년 전부터 미래 먹거리를 고민한 끝에 고령화 시대에 가장 성장성이 높은 생명과학 분야를 신성장동력으로 선정했다”며 “2년 전 부광약품 인수 후 제약·바이오를 공부하면서 ‘이런 전문 분야는 (한미약품처럼 신약을 개발해 본) 프로와 손잡아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작년 말 한미약품 합병 제의가 들어왔을 때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과 임주현 사장에게 공동 경영을 제안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며 “지금 하던 대로 제약 분야는 임 사장이 이끌 것”이라고 덧붙였다.
OCI홀딩스가 통합 지주사가 되고, 한미사이언스는 제약·바이오 자회사를 거느리는 중간 지주사가 된다. 여기에 소재·화학 분야 중간 지주사를 세우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이 회장은 설명했다. 새로운 사명 등 브랜드 통합 작업은 내년 3월까지 끝낼 방침이다.
이 회장은 통합 시너지에 대해 “신약 개발에 드는 막대한 비용을 현금 창출 능력이 뛰어난 OCI가 도울 수 있을 것”이라며 “해외 매출 비중이 80%가 넘는 OCI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한미약품의 수출 물량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 사장도 한경과의 인터뷰에서 “한미의 전문성과 OCI의 안목이 결합한 만큼 세상에 없는 혁신을 만들어 내겠다”고 했다.
김우섭/이지현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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