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 없어지는 게 목표"…'日 저출산 사령탑' 관료의 속내 [정영효의 인사이드 재팬]

입력 2024-03-29 08:01   수정 2024-03-29 08:10



일본 저출산 극복의 현장을 가다⑩
에서 계속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지난해 1월 정기 국회의 시정방침 연설(정기 국회를 개원하면서 향후 국정 운영 방향을 밝히는 연설)에서 저출산 대책을 일본의 가장 중요한 과제로 선정했다.

작년 4월 출범한 어린이가정청은 이러한 의지가 반영된 결과물이다. 한국경제신문은 지난해 11월28일 일본외신기자센터(FPCJ)의 지원을 받아 한국 언론으로 처음 어린이가정청을 방문해 담당 관료를 인터뷰 했다.



인터뷰에 응한 다카하시 고지 어린이가정청 종합정책담당 심의관은 어린이가정청을 "일본 정부 기관 가운데 가장 최근에 생기고 가장 규모가 작은 부처"라고 소개했다. 여러 관계 부처에서 모인 350명의 공무원이 일본 연간 예산의 4% 정도인 4조8000억엔(약 43조원)을 사용한다.

지금까지 일본 정부의 저출산·고령화 대책은 고령화가 중심이었다. 하지만 '어린이가 가장 중심(子供?ん中)'이라는 구호에서 보듯 일본 정부는 저출산·고령화 대책의 무게중심을 저출산으로 옮기고 있다. 여러 부처에 흩어져 있던 저출산과 육아지원 정책을 어린이가정청으로 통합했다.

한국은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저출산·고령화 대책을 담당한다. 하지만 고령화 대책을 함께 다루는데다 담당 부처 역시 흩어져 있다.



다카하시 심의관은 "지금까지 저출산 대책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도 아이의 수가 줄어드는 건 정책의 비일관성 때문"이라며 "어린이가정청이라는 사령탑이 생김으로서 관련 대책을 효과적으로 실시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어린이가정청 설립으로 일본의 저출산 정책은 수립과 집행이 빨라졌을까. 다카하시 심의관은 반대라고 말했다. 그는 "정책을 수립하기 전에 먼저 보호자와 어린이의 의견을 듣는 과정을 거치도록 법률로 의무화했다"며 "시간이 걸리는 대신 확실한 대책을 세울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사례를 참고하냐는 질문에 다카하시 심의관은 "입시 경쟁의 치열함 등이 한국의 출산율이 낮은 원인이라고 본다"며 "일본도 같은 상황이라 상당히 참고한다"라고 답했다.

어린이가정청의 목표에 대해 그는 "어린이가정청이 없어지는 것이 개인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일본 저출산 극복의 현장을 가다 끝

[도쿄특파원 임기 만료로 '정영효의 인사이드 재팬' 연재를 마칩니다. 지난 4년 동안 구독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한국에서는 경제 부처를 담당하게 됐습니다. 한일 경제를 비교하는 연재를 통해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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