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형 인공지능(AI) 챗봇 대중화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고성능 AI 챗봇을 쉽게 사고팔 수 있는 플랫폼이 나오면서다. 챗GPT 개발사인 오픈AI가 AI 챗봇 온라인 장터인 GPT스토어를 지난 10일 선보였다. GPT 스토어는 일반인이 만든 각종 AI 챗봇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오픈AI의 신규 서비스인 GPT스토어에선 기업이나 개인 개발자가 오픈AI의 대규모언어모델(LLM) GPT를 바탕으로 개발한 맞춤형 AI 챗봇을 유통할 수 있다. 앞서 오픈AI는 지난해 11월 별도 코딩 없이 맞춤형 챗봇을 만들 수 있는 기능인 GPTs를 내놨다. 지난 두 달 동안 챗GPT 이용자는 300만 개가 넘는 맞춤형 챗봇을 만들었다.
오픈AI는 이번 GPT스토어 공개로 챗GPT 이용자가 개발한 각종 챗봇을 다른 이용자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GPT스토어를 이용하려면 월 20달러(약 2만6000원)의 챗GPT 유료 버전을 이용해야 한다. 오픈AI는 올 1분기에 챗봇 개발자가 챗봇으로 수익을 내는 방안도 공개할 예정이다. 오픈AI는 이날 챗GPT의 보안과 기능을 강화한 챗GPT팀이라는 서비스도 공개했다. 챗GPT팀의 월 사용료는 25달러(약 3만3000원)다.
GPT스토어는 쉽게 사용이 가능하다. 챗GPT 화면 왼쪽의 ‘익스플로어 GPTs(Explore GPTs)’를 클릭하면 다양한 챗봇을 살펴볼 수 있다. 검색창에서 원하는 챗봇을 찾을 수도 있다. 오픈AI가 추천한 챗봇인 올트레일스를 선택하자 새로운 챗봇 창이 나왔다. 세계 주요 등산로 정보를 제공하는 올트레일스닷컴이 만든 챗봇이다. ‘서울 등산로 추천해 줘’라고 입력하자 ‘북한산 경로, 난이도 상, 예상 시간 3시간35분’ 등 관련 상세 정보와 사진이 등장했다. 올트레일스닷컴의 데이터를 AI가 학습한 결과다. 이전 챗GPT에서 찾기 어려운 정보다.
오픈AI가 GPT스토어를 서둘러 선보인 것은 챗GPT의 성장세가 주춤하기 때문이다. 이 회사의 대표 상품인 챗GPT 이용자는 작년 5월 18억 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감소세로 전환했다. 업계에서는 GPT스토어가 시장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수익을 기대하는 능력 있는 AI 개발자들이 GPT스토어에 몰릴 가능성이 높아서다. 이경전 경희대 경영학·빅데이터응용학과 교수는 “오픈AI가 기대하는 것은 사용자가 모일수록 플랫폼의 영향력이 커지는 네트워크 효과”라고 설명했다.
사업 모델을 개방형으로 바꾸고 우군을 끌어들이는 건 AI 사업을 하는 빅테크의 공통된 특징이다. 빅테크가 아무리 뛰어난 LLM을 개발해도 모든 연계 서비스를 구축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구글은 자사 ‘구글 포 스타트업’ 프로그램을 통해 우군을 만들고 있다. 메타는 더 파격적이다. LLM을 외부에 무료로 공개하는 오픈소스 전략으로 영향력 확대를 꾀하고 있다. 네이버도 지난해 신규 LLM 하이퍼클로바X 공개에 앞서 유망 스타트업 20곳에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를 먼저 제공했다.
오픈AI의 새로운 서비스가 AI 스타트업의 일거리를 빼앗는다는 지적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제기됐다. 지난해 11월 챗GPT에 입력할 수 있는 데이터의 양을 기존 약 3000개 단어에서 300페이지로 확대한 게 대표적이다. 이 조치 후 LLM의 입력값 문제를 해결하는 스타트업의 설 자리가 좁아졌다. 오픈AI가 개발한 최신 LLM GPT-4터보는 텍스트의 음성 변환 기능을 지원한다. ‘AI 성우’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내 스타트업과 사업 영역이 겹친다.
GPT스토어의 파급력은 이보다 더 클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이나 기관에 수천만원을 받고 팔던 AI 챗봇이 앱스토어를 통해 헐값에 풀리는 셈”이라며 “스타트업 중 상당수가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GPT스토어 계획이 처음 공개된 지난해 미국 정보기술(IT) 전문지 디인포메이션이 ‘AI 스타트업을 멸종으로 내몰 이벤트’라고 평가한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앱 개발사와 구글, 애플의 관계처럼 AI 스타트업이 오픈AI에 종속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제대로 된 영업조직을 갖추지 못한 스타트업은 “나쁠 게 없다”는 입장이다. AI 챗봇의 판매처를 뚫어야 하는 부담에서 벗어나 개발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AI 타로 서비스 앱인 마이타로를 개발한 원지랩스의 곽근봉 대표는 “국경을 넘어 해외 판매처를 확보할 기회”라고 말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다양한 AI 챗봇 제공
오픈AI의 신규 서비스인 GPT스토어에선 기업이나 개인 개발자가 오픈AI의 대규모언어모델(LLM) GPT를 바탕으로 개발한 맞춤형 AI 챗봇을 유통할 수 있다. 앞서 오픈AI는 지난해 11월 별도 코딩 없이 맞춤형 챗봇을 만들 수 있는 기능인 GPTs를 내놨다. 지난 두 달 동안 챗GPT 이용자는 300만 개가 넘는 맞춤형 챗봇을 만들었다.
오픈AI는 이번 GPT스토어 공개로 챗GPT 이용자가 개발한 각종 챗봇을 다른 이용자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GPT스토어를 이용하려면 월 20달러(약 2만6000원)의 챗GPT 유료 버전을 이용해야 한다. 오픈AI는 올 1분기에 챗봇 개발자가 챗봇으로 수익을 내는 방안도 공개할 예정이다. 오픈AI는 이날 챗GPT의 보안과 기능을 강화한 챗GPT팀이라는 서비스도 공개했다. 챗GPT팀의 월 사용료는 25달러(약 3만3000원)다.
GPT스토어는 쉽게 사용이 가능하다. 챗GPT 화면 왼쪽의 ‘익스플로어 GPTs(Explore GPTs)’를 클릭하면 다양한 챗봇을 살펴볼 수 있다. 검색창에서 원하는 챗봇을 찾을 수도 있다. 오픈AI가 추천한 챗봇인 올트레일스를 선택하자 새로운 챗봇 창이 나왔다. 세계 주요 등산로 정보를 제공하는 올트레일스닷컴이 만든 챗봇이다. ‘서울 등산로 추천해 줘’라고 입력하자 ‘북한산 경로, 난이도 상, 예상 시간 3시간35분’ 등 관련 상세 정보와 사진이 등장했다. 올트레일스닷컴의 데이터를 AI가 학습한 결과다. 이전 챗GPT에서 찾기 어려운 정보다.
○챗GPT의 한계 보완
2억 개 이상의 학술 논문을 학습한 ‘컨센서스’라는 챗봇에선 ‘비트코인의 글로벌 금융시장의 영향은?’이라고 검색하면 ‘비트코인이 세계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광범위한 연구 주제였습니다. 다음은 다양한 연구에서 얻은 몇 가지 주요 결과입니다’라는 문구와 관련 논문, 핵심 내용을 보여줬다. 역시 기존 챗GPT가 제공하기 힘든 콘텐츠다. 오픈AI는 GPT스토어를 지난해 11월 선보일 예정이었다. 하지만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해임 사태 여파로 연기했다.오픈AI가 GPT스토어를 서둘러 선보인 것은 챗GPT의 성장세가 주춤하기 때문이다. 이 회사의 대표 상품인 챗GPT 이용자는 작년 5월 18억 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감소세로 전환했다. 업계에서는 GPT스토어가 시장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수익을 기대하는 능력 있는 AI 개발자들이 GPT스토어에 몰릴 가능성이 높아서다. 이경전 경희대 경영학·빅데이터응용학과 교수는 “오픈AI가 기대하는 것은 사용자가 모일수록 플랫폼의 영향력이 커지는 네트워크 효과”라고 설명했다.
사업 모델을 개방형으로 바꾸고 우군을 끌어들이는 건 AI 사업을 하는 빅테크의 공통된 특징이다. 빅테크가 아무리 뛰어난 LLM을 개발해도 모든 연계 서비스를 구축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구글은 자사 ‘구글 포 스타트업’ 프로그램을 통해 우군을 만들고 있다. 메타는 더 파격적이다. LLM을 외부에 무료로 공개하는 오픈소스 전략으로 영향력 확대를 꾀하고 있다. 네이버도 지난해 신규 LLM 하이퍼클로바X 공개에 앞서 유망 스타트업 20곳에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를 먼저 제공했다.
○국내 스타트업 ‘촉각’
국내 AI 스타트업은 오픈AI의 이번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업 모델의 수정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GPT스토어와 비슷한 플랫폼을 운영하는 뤼튼테크놀로지, 달파 등이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오픈AI의 새로운 서비스가 AI 스타트업의 일거리를 빼앗는다는 지적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제기됐다. 지난해 11월 챗GPT에 입력할 수 있는 데이터의 양을 기존 약 3000개 단어에서 300페이지로 확대한 게 대표적이다. 이 조치 후 LLM의 입력값 문제를 해결하는 스타트업의 설 자리가 좁아졌다. 오픈AI가 개발한 최신 LLM GPT-4터보는 텍스트의 음성 변환 기능을 지원한다. ‘AI 성우’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내 스타트업과 사업 영역이 겹친다.
GPT스토어의 파급력은 이보다 더 클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이나 기관에 수천만원을 받고 팔던 AI 챗봇이 앱스토어를 통해 헐값에 풀리는 셈”이라며 “스타트업 중 상당수가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GPT스토어 계획이 처음 공개된 지난해 미국 정보기술(IT) 전문지 디인포메이션이 ‘AI 스타트업을 멸종으로 내몰 이벤트’라고 평가한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앱 개발사와 구글, 애플의 관계처럼 AI 스타트업이 오픈AI에 종속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제대로 된 영업조직을 갖추지 못한 스타트업은 “나쁠 게 없다”는 입장이다. AI 챗봇의 판매처를 뚫어야 하는 부담에서 벗어나 개발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AI 타로 서비스 앱인 마이타로를 개발한 원지랩스의 곽근봉 대표는 “국경을 넘어 해외 판매처를 확보할 기회”라고 말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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