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톡옵션보다 RS가 대세? … '체크포인트' 이것만은

입력 2024-01-16 16:15  



최근 기업들이 보상체계의 다양화를 추진하면서 주식을 보상수단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임직원에 대한 주식연계형 보상에 관해 현행법이 명시하고 있는 제도는 상법에 따른 주식매수선택권(Stock Option),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에 따른 주식매수선택권, 근로복지기본법에 따른 우리사주매수선택권 등이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스톡옵션에 대한 선호가 줄어들고, 회사가 일정한 제한조건을 붙여 무상으로 주식 내지 주식을 받을 권리를 부여하는 양도제한조건부주식 RS(Restricted Stock) 방식의 주식연계 보상 제도를 도입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RS는 크게 RSA(Restricted Stock Awards)와 RSU(Restricted Stock Units)로 나뉜다. 스톡옵션의 경우 주식장이 약세이면 효과가 반감되나 RS는 약세장에서도 효과가 크고, 자사주를 활용하기 때문에 기존 주주들의 반발도 크지 않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RS가 법적인 제한이 없어 스톡옵션보다 간편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부여할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거론하기도 한다. 그런데 필자가 보기에는 이는 양날의 검이다. RS 부여의 법적인 근거가 없기 때문에 RS의 구체적인 내용이나 부여 방법 등을 어떻게 구성할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특히 직접적인 근거법률이 없기 때문에 오히려 적용가능성이 있는 관련 법률들에 대한 전방위적인 스크린이 필요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벤처기업의 RS 도입에 대해 규정한 벤처기업 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 일부개정안(개정안)이 2023년 12월 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주식회사인 벤처기업은 정관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주주총회의 결의로 벤처기업 임직원 중 기업의 설립 또는 기술·경영의 혁신 등에 기여하였거나 기여할 능력을 갖춘 자와 무상으로 자기주식을 교부하는 계약(성과조건부주식교부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안 제16조의17 제1항).

이때 정관에는 일정한 경우 성과조건부주식교부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는 뜻, 성과조건부주식교부계약에 의하여 교부하는 주식의 종류와 수, 성과조건부주식교부계약을 체결할 자의 자격 요건, 성과조건부주식교부계약에서 회사가 정하는 일정한 제한과 조건의 내용, 일정한 경우 성과조건부주식교부계약을 해지 또는 해제할 수 있다는 뜻을 규정하여야 하고(동조 제2항), 주주총회에서는 성과조건부주식교부계약을 체결할 자의 성명, 성과조건부주식교부계약을 체결한 자 각각에 대하여 교부할 주식의 종류와 수, 성과조건부주식교부계약에서 정하는 제한 및 조건을 정하여야 한다(동조 제3항).

이러한 정관 마련과 주주총회 결의가 있은 후에는 주주총회에서 주식을 교부 받을 자로 결의된 자와의 사이에 계약을 체결하고 상당한 기간 내에 그에 관한 계약서를 작성하여야 한다(동조 제4항). 주식을 교부하기 위해 벤처기업은 상법 제341조에도 불구하고 원칙적으로 자기주식을 취득할 수 있다(안 제16조의18 제1항 본문). 다만 제16조의18 제1항 단서, 제2항, 제4항, 제5항에서 규정한 제한 내에서만 취득할 수 있다. 한편, 자기주식 취득 시에도 주주총회 결의가 필요한데, 취득 상대방, 취득하려는 주식의 종류 및 수, 1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자기주식을 취득할 수 있는 기간에 대해 결의하여야 한다(동조 제3항).

성과조건부주식교부계약을 체결하거나 해제·해지하는 경우, 자기주식을 취득하는 경우에는 중소벤처기업부장관에게 그 내용을 신고하여야 한다(안 제16조의19 제1항). 주식회사인 벤처기업과 성과조건부주식교부계약을 체결한 자는 주주총회 결의일로부터 2년 이상 재임 또는 재직하여야 자기주식을 취득하거나 양도할 수 있다(안 제16조의17 제5항).

이와 같은 개정안은 벤처기업 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 제2조의 요건을 갖춘 벤처기업에게만 적용된다. RS를 도입하려고 하는 벤처기업이 아닌 기업들은 개정안을 참고할 수는 있을 것이나, 벤처기업들과는 달리 여전히 법적 근거가 없는 상황이므로 상법,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등 다른 법률에 의한 규제 가능성을 검토하면서 RS를 도입하여야 한다. 벤처기업이 아닌 기업이 RS를 도입함에 있어 주의할 사항 몇 가지를 살펴본다.

RS 도입에 있어서는 개정안과 같이 정관의 근거나 주주총회 결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개정안에 따르면 정관에 성과조건부주식교부계약을 해지 또는 해제할 수 있다는 뜻을 규정하여야 한다고 하는데, 벤처기업이 아닌 기업도 정관에 이러한 규정을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경우에 따라 이사회 의결이 필요할 수도 있다.

또한 도입에 대한 공시 여부도 검토하여야 한다. RS는 주로 자기주식을 취득하여 지급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는 것이 일반적이므로, 자기주식 취득에 관한 규정들과 그에 대한 공시규정들도 검토되어야 한다. 상법 제341조 규정은 당연히 준수되어야 하며, 상장법인의 경우 자기주식 취득 및 처분 등에 관한 공시 및 보고서 제출 등과 관련하여 자본시장법을 비롯하여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 등에 관한 검토가 필요하다.

RS 부여대상자가 임원이나 주요주주 등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자본시장법 및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 등에 따른 최대주주 등의 소유주식 변동상황 신고, 주식 등의 대량보유상황보고 등의 필요 여부 역시 살펴보아야 한다. 보수 총액이 일정 금액 이상인 등기임원으로서 개인별 보수공시대상에 해당하는 임원의 경우에는 RS 부여에 관한 사항도 공시 내역에 포함될 수도 있으므로 그에 대한 검토도 필요하다. 상법은 이사의 보수에 대하여 정관 또는 주주총회에서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제388조), RS의 대상이 상법상 이사인 경우에는 이사의 보수한도에 관한 상법 규정을 비롯하여 정관 내지 임원 보수에 관한 회사 내부규정을 준수하는 방식으로 운영되어야 할 것이다.

법적인 근거가 불명확한 상황이기 때문에 RS부여 계약서의 작성이 매우 중요하다. 계약서에는 개정안 제16조의17 제5항과 유사하게, RS를 부여 받은 사람의 주식에 대한 권한 행사요건 등을 반드시 기재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정관의 근거와는 별개로, 계약서에도 해제 또는 해지사유를 특정하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운영과정에서 RS가 임금인지 여부가 문제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임의적·일회적으로 근로자에게 지급되므로 임금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주장하지만, RS는 무상으로 지급되므로 유상으로 임직원에게 지급되는 스톡옵션보다는 훨씬 임금에 가까운 구조를 가지고 있다. 또한 법상 엄격한 제한이 없어 다양한 방식과 조건으로 부여될 수 있으므로, 제도설계를 함에 있어 임금처럼 보이도록 제도가 설계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제도의 설계 시에 RS의 임금 해당 여부를 염두에 두고 설계하여야 할 것이다.

사외이사에게도 RS를 부여하는 경우에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사외이사의 주요 역할 중 하나는 경영진의 업무집행을 감시하는 것이므로 경영진에 대한 성과연동형 보수를 사외이사에게도 적용하는 것은 사외이사의 독립성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있기 때문이다. 사외이사에게 RS 부여를 금지하는 명시적인 법령은 존재하지 아니하므로 사외이사에게도 RS를 부여할 수는 있겠으나, 사외이사의 독립성 및 투명성을 유지하는 방안에 대한 검토가 필요할 것이다. 한국ESG기준원이 발간한 ‘의결권 행사 가이드라인’은 “사외이사에게 성과급, 퇴직상여금 및 주식매수선택권 등 주가와 연계된 보상을 부여하는 안에 반대한다”는 기준을 제시하고 있기도 하다.

벤처기업을 제외한 기업들은 RS 제도에 대한 입법 동향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지난해 9월 발의된 상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따르면 RS의 경우 현행 법령상 명시적 규정이 없어 법적 규제를 받지 않아 경영세습 수단으로 악용될 우려가 있으므로 이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는 배경 하에, 상법 제342조의4 및 제342조의5를 각 신설하여 부여 방법, 부여 대상, 부여 수량 등에 대한 근거규정을 마련하고 있다. 또한 2023년 10월 30일 발의된 자본시장법 일부개정법률안은 RS 부여 시의 금융위원회 및 거래소 신고 및 공시제도를 두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만일 이러한 입법이 현실화될 경우 기업들의 RS 제도 운용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제도설계 단계에서부터 입법 방향에 대한 주의 및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김동욱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노동그룹장/중대재해대응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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