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매금융 부문을 축소하고 있는 미국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가 초부유층을 대상으로 대출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은행 잔고가 평균 예치금 6000만달러(약 791억원) 이상인 개인 자산가 대한 대출을 확대하고 있다. 부유층에 대한 대출은 담보 가치가 크게 떨어지거나 경기침체가 발생할 때 손실을 줄일 수 있어서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초부유층 고객을 위해 새로운 대출 상품을 출시했다. 특정 사모펀드 및 기타 비유동성 펀드에 대한 투자 가치를 담보로 대출하는 상품이다. 초부유층 고객은 저택이나 예술품을 구매하거나 사모펀드에 투자할 때도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골드만삭스의 프라이빗 뱅킹 및 대출 부문 글로벌 책임자인 니시 소마이야는 "전략적인 대출 확대"라며 "(초부유층에 대한 대출은) 우리에게 중요한 모든 것을 충족시킨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는 부유층 고객에 대한 대출액이 지난해 1~9월 기간 전년 대비 12% 증가했다고 밝혔다. 정확한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골드만삭스는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개인 대출과 신용카드 등 소매금융 사업을 확대했다. 하지만 최근 소매 금융 부분 실적이 악화하자 관련 사업을 철수하고 자산관리 부문을 강화하고 있다.
WSJ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2020년부터 작년 2분기까지 소비자 대출 플랫폼 부문에서 약 40억달러의 손실을 냈다. 지난해 10월에는 핀테크 대출 플랫폼인 그린스카이를 매각하기로 했고, 애플과의 파트너십 종료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골드만삭스의 소비자 금융 대출을 제외한 대출 잔액은 지난해 3분기 기준 3275억달러로 2020년 동기 대비 약 30% 증가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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