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라(FILA)가 고가 프리미엄 라인인 휠라플러스(FILA+)를 선보인다. 지난해 한국과 미국 시장에서의 부진으로 실적 하락세가 이어지자 고급화·글로벌화라는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휠라는 100년이 넘는 스포츠웨어 역사를 현대적인 디자인으로 재해석한 휠라플러스를 오는 FW(가을·겨울) 시즌부터 글로벌 시장에 출시한다고 15일 발표했다.
이를 위해 휠라는 세계적인 유명 스케이트웨어 브랜드 ‘팔라스(Palace)’의 설립자 레브 탄주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영입했다. 영국의 스케이트보더인 레브 탄주가 2010년 론칭한 팔라스는 ‘슈프림(Supreme)’과 함께 글로벌 스트리트 패션을 주도하는 브랜드로 알려져 있다.
레브 탄주는 휠라 브랜드의 상징인 기존 ‘F박스’를 변형한 새로운 로고를 제시했다. 휠라가 탄생한 이탈리아의 국기에서 영감을 받아 흰색 배경에 그린과 밝은 레드로 생동감 넘치는 컬러를 조합했다는 게 휠라 측 설명이다.
패션업계는 휠라의 이 같은 변화를 브랜드 가치 제고를 위한 일종의 ‘리브랜딩’으로 이해하고 있다. 윤윤수 휠라홀딩스 회장은 2003년 휠라코리아 대표 시절 휠라 이탈리아 본사를 인수한 뒤 위기 시마다 리브랜딩에서 돌파구를 찾았다. 휠라 모기업인 휠라홀딩스는 매년 10%대 영업이익률을 내며 2022년에는 매출 4조원 고지에 올랐다.
하지만 팬데믹 기간 한국과 미국에서의 판매 부진으로 재고자산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게 발목을 잡았다. 온라인 채널을 통해 휠라 제품이 염가에 판매되는 등 브랜드 가치 하락이 이어지며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됐다. 증권업계는 휠라홀딩스가 지난 4분기 12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을 것으로 추정한다.
이에 휠라홀딩스는 윤 회장의 장남인 윤근창 대표를 중심으로 브랜드 고급화 및 글로벌화 고삐를 바짝 죄기 시작했다. 지난 5일엔 전세계적으로 통일성 있고 강력한 브랜드 입지 구축을 위해 글로벌 브랜드 사장직을 신설하고 아디다스·리복 등에서 임원을 지낸 토드 클라인 휠라USA 사장을 선임했다.
휠라는 다음달 서울 천호동에서 보문동으로 사옥을 이전하는 등 경영 효율화 작업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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